4無 2脫 넘어 신개념 의료 진화하는 '존엄케어'
이윤환 이사장, 문제행동군 환자 분리 집중관리·이동식 변기·회음부 케어 등 소개
2022.10.03 06:52 댓글쓰기



진정한 환자중심을 지향하는 ‘존엄케어’가 국내 병원계에도 뿌리를 내리고 있는 가운데 보다 진화된 서비스들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 진료현장 의료인들이 직접 환자를 대하면서 느꼈던 경험과 아쉬움을 토대로 아이디어를 내고 실제 현장에서 실천되는 선순환 패러다임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인덕의료재단 이윤환 이사장은 최근 열린 대한요양병원협회 ‘2022 추계 학술세미나’에 연자로 나서 기존 대비 진일보된 여러 존엄케어 실천 사례를 소개했다.


‘환자도 한 사람의 인력으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존엄케어는 일본에서 시작된 개념으로, 국내에서는 노인의료 대가(大家)인 한국만성기의료협회 김덕진 회장이 처음 도입했다.


2011년 ‘신체억제 폐지 선언’을 계기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후 취지에 공감한 여러 병원들이 동참하면서 국내에서도 저변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에는 냄새, 욕창, 와상, 낙상이 없는 ‘4無’, 신체억제와 기저귀를 탈피한 ‘2脫’, 이름하여 ‘4무 2탈’이 존엄케어를 대표하는 행동강령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4무 2탈’을 넘어 보다 진화된 다양한 방식의 존엄케어가 진료현장에서 시행되고 있는 중이다.


이윤환 이사장이 운영하는 경북 안동 복주요양병원과 예천 경도요양병원에서도 일찍이 존엄케어를 시행해 왔고, 최근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통해 방식의 진일보를 일궈내고 있는 중이다.


먼저 다른 환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문제행동군을 별도로 분리해 집중 관리할 수 있는 보호실을 마련했고,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위한 이동식 변기도 구비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병원이 미처 생각지 못했던 환자들의 ‘회음부 케어’도 직원들 제안으로 도입됐다.


기저귀 착용 환자들 특성상 회음부 위생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여러 비뇨기계 질환에 노출될 수 있고, 수치심에 이를 알리지 않아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이 외에 연하기능이 저하된 노인환자들을 위해 숭늉으로 충분한 영양분과 수분 섭취를 유도하거나 자가호흡이 어려운 환자의 엠브백을 활용한 목욕도 직원들의 아이디어였다.


특히 신체억제대 사용 자제를 위해 직원이 직접 고안한 ‘보호장갑’은 복주요양병원 존엄케어의 상징이 된지 오래다.


이윤환 이사장은 “존엄케어는 힘든 일이지만 직원들이 당연히 해야 할 일로 받아들이면서 많은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며 “환자를 향한 진심에서 우러나는 귀한 아이디어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종 직전의 환자가 걸어서 퇴원하고, 심한 욕창으로 피부 괴사가 진행 중이던 환자가 완치되는 등 드라마틱한 결과를 접하면서 직원들도 더 의욕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더딘 저변화에 아쉬움을 표하면서 존엄케어 확산을 위해서는 ‘간병비 급여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윤환 이사장은 “아무래도 존엄케어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인력이 투입돼야 하고, 적자 운영을 감수해야 한다”며 “이는 간병비 급여화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고 설파했다.


이어 “가격인하를 통해 경쟁적으로 환자유치에 나서는 행태는 분명 자성해야 할 문제지만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적자 걱정 없이 존엄케어를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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