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특례상장 1호 '보로노이', 상장 첫날 급락
코스닥 진입 후 3만원선 붕괴…3월 공모가 대비 절반 수준
2022.06.25 06:07 댓글쓰기

또 한 번의 바이오기업 상장 신화를 꿈꿨던 보로노이가 재수 끝에 코스닥 입성에 성공했지만 상장 첫날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루 만에 18.47% 하락해 3만원선이 무너졌다.


바이오 업계는 유니콘 특례상장 1호인 보로노이의 저조한 성적이 자칫 업계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우려를 표했다. 


24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보로노이는 코스닥 상장 첫날인 이날 2만9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초가인 3만6000원보다 6650원 감소해 18.47% 급전직하했다.


이날 보로노이의 출발은 시작부터 불안했다. 시초가가 3만6000원으로 결정돼 지난 6월 13일 확정된 최종 공모가 4만원보다도 10% 떨어졌다. 


보로노이는 오전 9시 개장과 동시에 5000원 하락했고, 2분만에 2만9450원을 기록해 3만원선을 내줬다. 이후 오전 9시21분 3만2700원까지 회복했지만 이후 꾸준히 우하향했다.


보로노이 주가는 오전 내내 3만~3만1000원대를 유지하다가 오후 1시38분을 기점으로 2만원대로 내려 앉았다. 


3시17분에는 2만9100원으로 최저점을 기록했지만, 이후 소폭 반등해 2만9350원으로 첫날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이 750.30으로 전 거래일 대비 5.03%(35.92) 상승해 전반적으로 우상향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더욱 뼈아픈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예견된 결과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보로노이는 지난 3월 상장 5만~6만5000원에 상장 시도했지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로 증시가 급락하자 자진 철회를 택했다.


이후 보로노이는 지난 5월 상장 재도전을 천명했고, 6월 8일 수요예측에서는 희망공모가격을 4만~4만6000원으로 낮추는 동시에 공모 주식 수도 200만주에서 130만주로 줄였다. 


하지만 지난 13일 최종 공모가가 밴드 최하단인 4만원으로 확정된데 이어 14~15일 진행된 일반청약에서도 경쟁률이 6대1에 그쳤다.


이후 이날 종가 2만9350원으로 거래를 마치면서 지난 3월 보로노이가 재수를 선택하기 전 공모가 대비 반토막 났다. 


바이오업계 “‘유니콘 트랙’ 문턱 높아질까 우려”


보로노이는 인산화효소인 카이네이스(Kinase) 표적 저해제를 주력으로 하는 치료제 개발 기업이다. 총 9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그중 가장 앞선 후보물질은 임상 단계에 진입한 LRRK2 표적 교모세포종‧췌장암 치료제 ‘VRN01’과 EGFR 엑손(Exon)20 삽입 돌연변이 표적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VRN07’이다.


나머지 7개 후보물질은 현재 비임상 단계에 있다.


특히 VRN07의 경우 지난 2020년 미국 바이오기업인 오릭파마슈티컬즈와 최대 6억2100만달러(한화 8048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하지만 기술수출 등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는데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보로노이의 상장 성적표는 낙제점에 가까웠다.


바이오업계는 보로노이 흥행 실패 원인으로 전반적으로 좋지 못한 시장 분위기를 꼽았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시장 전체적으로 하향세가 심각하다”며 “바이오기업에 대한 시장의 시선도 곱지 않은 편이다. 보로노이 성적에는 시장의 불신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업계는 보로노이가 ‘유니콘 특례상장 1호 기업’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성적표가 업계에 뼈아프게 작용할 가능성이 클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유니콘 특례상장은 지난해 신설된 제도로,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기업에게 전문평가기관 1곳에서만 A등급 이상 평가를 받으면 코스닥 상장예심청구 자격을 부여한다.


하지만 이날 보로노이는 흥행 참패로 시가총액이 3709억5300만원에 머물러, 유니콘 특례상장의 기준보다 1000억원 이상 밑돌았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첫삽을 뜬 보로노이가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유니콘 트랙 신청 기업에 대한 기대치가 내려갈 것”이라며 “심사 문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칫하면 유니콘 특례상장에 대한 재검토 분위기까지 형성될 수 있다. 상장의 문이 더욱 좁아질까 걱정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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