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의대 온라인 강의, 질(質)보다 '시스템' 문제
잦은 서버 다운으로 하루 수업량 많은 의대생들 공부 차질
2020.04.13 11:1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의과대학에서 온라인 강의를 도입한 지 약 40일이 지나고 오프라인 개학을 앞둔 상황에서 온라인 강의에 대한 의과대학생들의 평가는 나쁘지 않게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간호학과 등 타과에서 다수 제기되고 있는 강의 질 문제는 크게 언급된 바가 없으며 오히려 유연성 면에서는 온라인 강의가 대면 강의보다 낫다는 의견도 나왔다.

반면 의대뿐만 아니라 전체 대학에서 대규모로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는 것은 처음인 만큼 서버가 빈번하게 다운되는 등 시스템적인 문제는 확실히 보완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국 의대는 개강시기에 따라 빠르면 3월 9일, 늦으면 3월 16일부터 온라인 강의를 시행했다.

원래 대부분 의대에서는 3월까지만 온라인 강의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4월 중순까지 연장키로 결정했다. 성균관의대나 울산의대의 경우 금년 상반기 동안 온라인강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의대에서 사용하는 온라인 강의 형태는 크게 2가지로 PPT자료 위에 목소리를 입힌 녹화 영상을 제공하는 방식과 화상회의 플랫폼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강의하는 방식이 있다.

각 학교에서는 과목별, 교수별로 각기 다른 강의 형태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형식을 정해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는데 녹화 영상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은 상황이다.

현재까지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는 의대생들은 강의 질에 대해서는 크게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승현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장은 “온라인 강의 도입 후에 수업의 질이 떨어졌다는 민원은 지금까지는 협회에 들어온 바가 없다. 오히려 대면 강의에는 없는 온라인 강의만의 장점이 언급되곤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들을 수 있는 것이 온라인 강의의 큰 장점이다. 학생들마다 지식 수준이 다를 수가 있는데 온라인 강의에서는 도중에 모르는 부분이 있는 경우 수업을 멈춰놓고 찾아가면서 들을 수 있다. 대면 강의에 비해 확실히 유동성이 높고 탄력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의대생인 A씨 또한 "강의실 어디에 앉는 지에 따라 집중도가 달라졌는데 온라인 강의는 언제 어디서든 같은 질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며 온라인 강의에 만족감을 표했다.
 
단점이 있다면 비대면 형식으로 이뤄지는 만큼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서버 다운 등 시스템적인 문제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 의대생들의 입장이다.

조 회장은 “아주대 의대에서는 온라인 강의를 시작한 첫 주에는 4번, 다음 주에는 2번 서버가 터졌다. 학교에서는 다음날까지 출석을 인정하고 온라인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조치했지만 하루에 4시간에서 5시간 강의를 들어야 하는 의대생들에게 이와 같은 스케줄 번복은 치명적”이라고 토로했다.

B 의대생도 “개강 당일에 학생이 몰리고 서버가 다운되면서 사이트 접속은 물론 영상재생도 안됐다. 당일 강의를 듣지 못하면 다음 날에는 2배로 많은 강의를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스템 문제는 주로 업로드가 수업 당일 3시간에서 4시간 후에 올라오거나 서버가 다운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처음 마련된 체제인 만큼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미비된 사항들이 존재할 수는 있지만 현재 코로나19 사태가 계속해서 연장되고 있는 만큼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의대생측 주장이다.

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에서는 5월 초 전체 의대를 대상으로 온라인 강의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조승현 회장은 “학교 단위별로 비대면 강의를 어떤 형식으로 진행하고 이에 대한 학생들 만족도는 어떠한지 자세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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