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고스펙, 저출산 원인” 주장 연구원 보직 사퇴
보사硏 “부적절한 표현으로 물의 일으켜 유감”
2017.02.27 10:40 댓글쓰기

고소득·고학력 여성을 소득과 학력 수준이 낮은 남성과 결혼시키고 인사 채용 과정에서 고스펙에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출산율을 제고해야 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종욱 연구원이 여론의 강한 질타 끝에 보직에서 물러났다.
 

보사연은 26일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인구포럼에서 발표된 학술논문 중 최근의 만혼과 독신현상을 분석한 내용에 부적절한 표현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매우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발표에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원종욱 박사는 27일자로 인구영향평가센터장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종욱 센터장은 최근 개최된 보사연 인구포럼에서 ‘결혼시장 측면에서 살펴본 연령·계층별 결혼 결정요인 분석’ 연구를 발표하고 여성의 소득을 결정하는 인적자본수준(스펙 등)이 향상됨에 따라 동등한 수준의 남성을 찾는 데 실패해 미혼으로 남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원 센터장은 “분석결과 모든 연령계층에서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결혼을 하지 않는다는 유의미한 통계결과가 나왔다”며 “특히 여성의 경우 학력과 학벌수준이 미혼 남성에 비해 높으며 기혼 여성에 비해서도 높아 고학력이면서 고소득계층 여성이 선택결혼에 실패한 경우를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학력·고소득 여성이 소득과 학력수준이 낮은 남성과도 결혼을 할 수 있게 하면 유배우율을 높여 출산율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언어능력, 휴학, 연수 등 불필요한 스펙을 명시해 채용에 불리한 요건으로 작용하게 해 인적자본투자기간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스펙을 쌓아 채용시장에 진출하는 데 소모되는 시간이 길고 이에 따라 결혼을 하지 않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를 제한하고 고학력·고소득 여성이 저학력·저소득 남성과 결혼할 수 있게끔 사회적으로 조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원 센터장은 “배우자를 찾는 기간을 줄이고 결혼시장에서 이탈하는 계층의 비중을 줄이는 것은 사회적 규범 또는 문화적 차원에서의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며 “사회적 규범과 문화를 변화시키는 것은 단순한 홍보 차원을 넘어 백색음모 수준으로 철저하게 기획되고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에 SNS와 보사연 홈페이지에는 “혼인·출산율이 낮은 이유가 여성의 고스펙 때문인가”, “선택적 결혼 경향을 바꾼다는 것은 결혼을 강요한다는 뜻이냐” 등의 항의가 빗발쳤으며 원 센터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보사연 측은 “포럼은 전문가들이 자유롭게 학술적 연구내용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모임이나 스펙 쌓기의 근절과 독신남녀의 혼인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제안에 있어 부적절한 표현이 사용된 점을 인정한다”며 “향후 연구원은 원내에서 수행하는 모든 연구에 대해 보다 세심한 검토와 검증을 통해 문제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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