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정맥 진료 강화는 각종 중증질환 진료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진다.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대목동병원 심장혈관센터 내 부정맥 클리닉을 이끄는 박준범 교수[사진]가 한 말이다. 마곡지구 제2병원 설립 준비를 구체화하고 있는 이화의료원은 최근 심방세동을 비롯해 심장박동이 불규칙하게 변하는 부정맥 진료 분야 특성화를 위해 부정맥 클리닉을 개소했다. 중증질환 진료 강화를 천명한 마곡지구 제2병원의 연착륙을 위해 꼭 필요한 작업라는 판단이다. 지난해 세브란스병원에서 영입된 부정맥 진료 전문의 박준범 교수는 이 같은 작업을 진두지휘하는 중이다.
Q. 이화의료원 내 부정맥 분야 개척자다. 준비는 어느정도 됐는지
무엇보다 기반을 마련하는데 집중했다.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의료원이 많은 투자를 했다. 첨단 부정맥 영상진단 장비인 3차원 디지털 심장혈관조영기를 도입했고 지난해 말부터 담당 간호사를 세브란스병원에 파견해 부정맥 진료에 대한 숙련도를 높였다. 간단한 약물 치료부터 전극도자 절제술, 심박동기, 삽입형 제세동기 시술 및 심장 재동기화(이하 CRT) 시술에 이르기까지 부정맥과 관련한 모든 치료가 가능하다. 부정맥 진료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는 의료기관에 비해 떨어지는 것 없이, 동일 시술이 가능하다.
Q. 마곡지구 제2병원 설립을 준비 중인데 부정맥 진료 역량을 강화한 이유는
부정맥 진료는 다른 중증질환 진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부정맥에서는 심방세동을 가장 많이 다룬다. 뇌경색 환자와 관련성이 높고 대부분 신경과에서 중풍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우연히 발견돼 오는 경우다. 또 요즘 응급실을 통해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증가해 제세동기 시술을 자주 한다. 응급의학과와 소통이 많아졌고, 공동연구도 진행하고자 한다. CRT도 한다. 현재 서울아산 등 빅4병원에서 주로 하는데, 심부전이 심한 경우 이식 전에 CRT를 넣으면 많이 회복된다. 사실 지금까지 이대목동병원은 이러한 시술을 할 수 없어 다른 병원으로 전원 시켰다. 부정맥 치료가 강화되면서 이들 진료과와의 협업이 활발해졌고, 동시에 해당 중증질환 진료 역량도 높아졌다.
Q. 클리닉 운영에서 가장 주안점 두는 부분은
시작 단계인 만큼 모든 절차를 안전하게 진행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 역시 필수적이다. 이것이 우리의 강점이 될 수 있다. 규모가 큰 의료기관의 경우 환자가 워낙 많아 설명 의무 등을 충분히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우리 병원은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정성을 기울일 수 있는 여건이 된다. 부정맥 진료 분야의 후발주자인 것은 분명하지만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천천히 꼼꼼하게 기반을 다져 환자 만족도를 끌어올리고, 신뢰를 쌓을 것이다.
Q. 인력 부족은 난제인데
각종 부정맥 시술을 부족한 인력 안에서 진행한다. 때론 훈련된 간호사가 없으면 모든 시술이 중단된다. 반드시 인력 충원이 있어야 한다. 특히, 이들 시술은 1년 정도 트레이닝을 해야 현장 투입이 가능하다. 지금 호흡을 맞추고 있는 간호사도 작년부터 트레이닝을 거쳤기 때문에 현장에 나올 수 있었다. 이는 지금부터 트레이닝을 해야 내년에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간호사가 부족해 의사의 진료 활동이 제약받는 것은 참 아쉽다.
Q. 마곡지구 제2병원에서의 클리닉 모습은
부정맥 클리닉이 아니라 센터로 키우고 싶다. 마곡지구 제2병원에서는 부정맥 시술을 위한 독립적 공간이 생긴다. 그런데 외래 진료도 해야 하니 아무래도 교수 한 분이 더 있어야 한다. 3년 후 제2병원에서 진료할 때 교수를 추가로 영입할 수 있도록 진료 성과를 내는 것이 지금의 목표다. 직원도 간호사 2명, 방사선사 2명 등 최소 4명이 함께 해야 한다. 지금의 발전 속도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이 지역에서 부정맥을 진료하는 의사가 없어 누적 환자가 많고 인구밀도도 높다. 급성심근경색 응급수요도 상당하다. 또한 신경과 체계가 워낙 잘 돼 있어 신경과에서 보낸 환자 역시 점점 많아질 것이다.
Q. 향후 계획은
부정맥 진료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큰 책임과 권한을 주셨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부정맥 진료 수준을 한 층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것이다. 이를 위해 임상뿐 아니라 연구도 꾸준히 할 것이다. 현재 SCI급 저널에 제1저자로 논문 10여 편을 실었다. 이제는 더 영향력 있는 저널에 싣고 싶다. 또한 이화의료원에서 부정맥 진료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후학 양성이 중요하다. 사실 부정맥 진료가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함이 필요한 분야다. 이화의료원 전공의 수준이 상당히 높은 만큼 조금만 지도하면 잘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최종적 목표는
우리나라 부정맥 진료 선도 그룹과 어깨를 겨룰 정도로 이화의료원 부정맥 클리닉을 키우고 싶다. 현재 세브란스병원이나 고대병원, 삼성의료원, 서울아산병원 등이 앞서 가고 있다. 제2병원이 설립되며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제2병원을 포함해 이화의료원을 세계에서 알아주는 굴지의 의료원으로 성장시키고 싶다. 그래서 보다 떳떳하고 당당하게 크고 싶다. 이에 힘을 보태기 위해 임상, 연구, 교육 등 삼박자를 고루 갖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