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부자 정신과 의사가 공동 집필한 역저이다.

아버지 Herbert Spiegel은 Frieda Fromm-Reichman, Harry Stack Sullivan, Eric Fromm, Clara Thompson, Lewis B Hill 등 저명한 분석가들로부터 정신분석을 지도 받았던 정신과 의사로서, 2차 세계대전 당시 군의관 생활을 하면서 최면을 접한 이후 콜롬비아의대에서 학생들에게 최면을 가르치면서 안구회전과 최면유도등급을 개발했다.

아들인 David Spiegel은 예일대 철학과와 하버드의대를 졸업하고 하버드의대 부속병원 수련을 거쳐 현재 스탠포드의대 정신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미국정신의학교과서(Textbook of Psychiatry, American Psychiatric Press)의 최면 장을 저술한 세계적인 최면요법의 대가이다.

이들 두 부자 정신과 의사는 최면이라는 언뜻 신비롭게만 여겨지던 현상에 대하여 의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했다.

정신과 의사의 입장을 철저히 고수했기 때문에 일반 독자가 읽기에는 까다로운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정신과 의사라면 최면의 바탕에는 어떤 생물학적 근거가 있는지 또 최면과 인격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최면은 정신병리와 어떤 관련을 갖는지, 각각의 정신과 진단별로 어떻게 최면을 이용해야하는지에 대한 저자들의 설명을 어려움 없이 읽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저가 1970년대 후반에 발표된 책이므로 저자들이 사용하는 진단명이 현재의 DSM-IV나 ICD-10체계와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지금 시점에 다시 읽는다고 하더라고 크게 흠잡을 곳이 없는 전문가를 위한 최면요법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