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국감에서는 의사 출신이라는 이력답게 의료현안 질문에 대한 부분도 다양하게 이뤄졌다.
다만 의사 출신이라는 한계에 따라 근래 국가적으로 가장 핫한 이슈인 의대정원 확대와 관련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피력하지 않는 등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먼저 의대정원 확대와 관련해서는 신현영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신 의원은“ 의대정원 확대에 찬성하는가”라고 질의했고, 두 기관장 모두 즉각적인 답변을 사실상 거부했다.
신 의원은 “의사정원 확대 정책의 목적은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강화”라며 “공공기관장 의사 정원 확대를 동의하는지, 확대 인원에 구체적 수치에 생각한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두 기관장 모두 명확한 수치에 대해서는 언급이 적절치 않다면서, 필수의료 부분에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건강보험공단 정기석 이사장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에서 특정 시점까지 14만명 정도가 필요하다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필요 수요가 꽤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기석 이사장은 이후 추가 발언을 통해 사실상 의대정원 확대에 긍정적인 발언을 덧붙였다. "필수의료에 많은 인원이 몰릴 수 있도록 의료사고나 분쟁에 대한 배상제도가 충분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이어 강중구 원장은 ”수적인 것에 입장 표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원을 확대해도 배출까지는 10년이 걸려 현재 의대생과 수련의가 필수의료쪽으로 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의사출신 기관장들도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못하는 게 현 정부의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신 의원은 "의사 확대가 필요하다면서 실질적으로 정책적 근거나 기반이 명확하게 없고, 몇 명을 늘려야 하는지 의사출신 수장들도 명확하게 대답 못하는 게 정부의 허상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대형병원들의 무분별한 분원 확대 방지 ‘찬성’
인재근 의원과 김원이 의원은 분원확대 문제점 지적에 대해 정기석 이사장 역시 문제 해결 필요성에 공감을 표했다.
인재근 의원은 건강보험공단이 운영하는 일산병원에서 의료인력 유출이 발생하고 있고 이는 수도권 대학병원 분원이 만들어지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 의원은 "의사 이직과 충원 문제는 수도권 병상과잉 공급으로 인한 도미노 현상으로 보인다. 일산병원과 같은 공공병원에는 더욱 치명적“이라며 ”복지부와 협의해서 진료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장기적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정 이사장은 “병상과잉 공급에 따른 인력부족 문제는 모든 병원의 숙제"라며 "수도권에 6000병상이 더 늘어나게 돼 있고 상급종합병원의 자병원 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돼 근무환경 개선과 인건비 상승 등을 최적화해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답했다.
김원이 의원도 10개 병원의 6000병상의 분원건설이 취소될 수 있도록 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이 협력해 힘써달라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6000병상을 채우려면 과도한 사회적입원이 늘어날 수 있다. 이는 불필요한 건보재정 낭비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기석 이사장은 "다행히 보건복지부에서 금년부터 병실 통제를 진행했다. 하지만 6000개는 이미 허가를 한 상태로 법상 취소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면서도 “분원 확대저지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의사출신 기관장 기피과 소생 방안 피력
신원영 의원의 질의에 의해 두 기관장 모두 의사출신으로서 생각하는 기피과 소생 방안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신 의원은 “두 분 모두 호흡기내과 그리고 외과의사로 모두 비인기과 출신이기 때문에 기피과를 살릴 정책적 대안을 이번 정부에서 제안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각자 생각하는 지원책이 있다면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정 이사장은 의사로서 숭고한 마음을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의과대학을 가기 전에 숭고한 정신을 갖고 갔으면 좋겠다”며 “예전에는 겉으로라도 생명을 다루는 귀한 직업이니까 생명을 살리는 보람을 찾는 사람들이 참 많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강 원장은 상대가치점수를 예로 들며 외과의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강 원장은 “외과에서 필수적 문제들은 법적인 보호가 필요하며 수가영역에서는 제대로된 평가와 대우를 받아야 한다”며 “현재 전공의 주당 근로시간이 80시간으로 제한돼 실질적으로 입원 환자를 볼 수 있는 의사들이 별로 없어 금전적 보상 등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재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