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검진 25.6% 수준, 파노라마 촬영 의무화 절실"
김진수 조선치대 교수 "일반건강검진 대비 3분의 1 불과 등 수검율 매우 저조"
2023.02.03 05:02 댓글쓰기

저조한 구강검진 수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검진 항목에 '파노라마 검사'를 추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구강검진 실효성을 높일 경우 구강질환을 조기에 진단, 치료, 관리할 수 있어 궁극적으로 국민 의료비가 절감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주장이다.


2일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주최하고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주관한 '국가구강검진제도 활성화를 위한 공청회'에서 이 같은 조언이 이어졌다.


2020년 기준 국가구강검진 수검율은 25.6%로 일반건강검진(67.8%)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다. 구강검진이 치아우식, 치주질환 등 구강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강검진 수검률이 낮은 이유는 '강제성'이 없다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실제 현재 구강검진은 숨거자가 문진표를 작성하거나 치과의사가 육안으로 검사해 눈에 띄는 질환을 설명하는 수준이다. 이처럼 단순히 스케일링을 권하는 수준인 탓에 효용성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특히 적절한 진단 근거를 시각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항목이 부재, 검사 결과 상담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파노라마 검사 도입하면 다양한 구강질환 조기 진단 가능"

"조기 치료로 재정 지출도 절약 가능하고 정책 수립 도구로도 활용"


이날 김진수 조선대 치대 교수는 "파노라마 촬영 도입이 현행 구강검진 제도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행 구강검진 제도는 짧은 검사 시간, 육안 검사와 문진표로 검진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구체적 결과값 없이 충치 여부, 칫솔질, 스케일링 필요성 등에 대한 정보만 제공해 사후 관리에 한계가 크다"고 말했다.


파노라마 검사는 상하악골과 안면 구조를 연속된 한 장의 방사선 영상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하는 단층 촬영술이다. 육안으로 확인 이 불가능한 치조골 흡수, 인접면 우식, 치근단 병소 등의 발견이 파노라마 검사를 통해 가능하다.


김 교수는 "육안으로 검사하는 방법만으로는 인접면 치아우식증, 치주염 골 파괴 정도, 골 내부에 발생한 질환을 진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치과 질환은 육안으로 검사하는 것과 함께 기구를 이요하거나 방사선사진을 이용해야만 진단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특히 "파노라마 촬영 도입은 수검자가 치아, 잇몸뼈 및 턱뼈에 발생한 질환을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서 "수검자에게 조기 치료를 유도하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노라마 검사는 이미 보편적인 기본 검사 방법으로 자리해, 대부분의 치과병 의원은 파노라마 검사에 필요한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조기 치료를 유도해 전국민 구강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라고 부연했다.


진승욱 정책이사는 "저조한 구강검진 수검률은 국민 부담으로 귀결된다"며 파노라마 촬영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진 이사는 "의과에 비해 구강검진 수검률이 최근 10년간 30%에 정체되고 있다"며 "조기 발견과 치료가 늦어지면서 만성질환이 늘어나고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진 이사에 따르면 질병소분류 급여 현황 중 100위 내 질환에서 구강질환은 9개 항목이 있다.


특히 2021년 기준 ▲치은염 및 치주질환(1조7억원) 치수 및 근단주위조직 질환(5900억원) 치아우식(5700억원) 등 구강질환으로만 급여 2조8000억원이 지출되고 있다.


전 이사는 "파노라마 검사를 구강검진에 도입한다면 수검자 본인의 구강건강상태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다"면서 "구강검진에 대한 국민 신뢰도와 만족도 역시 제고되고 궁극적으로 국민 의료비가 절감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허민석 서울치대 교수는 파노라마 검사를 도입할 경우 정책 수립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허 교수는 "파노라마 검사로 축적한 데이터는 새로운 구강보건 정책 방향을 수립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며 "정책을 위한 도구는 물론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파노라마 검사는 자연방사선이나 다른 방사선검사와 비교했을 때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방사선 피폭 등 안전성 우려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에서는 구강검진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나, 이에 필요한 충분한 자료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가건강 검진 항목 5대 원칙은 ▲유병률 조기발견 효과 검진 방법 수용성 검진으로 인한 이득 비용 효과성 등이다. 


박지민 복지부 구강정책과 사무관은 "복지부에서도 구강검진 제도 개선 필요성을 인지하고 타당성 연구를 시작으로 TF를 구성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우리나라 처럼 정부가 구강검진을 주도하는 나라가 없는 데다,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자료를 찾다 보면 근거 불충분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건강 검진 항목 5대 원칙이 달라지는 것이 아닌 만큼, 원칙을 평가하기 위한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