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종식…환자 발길 끊긴 지방의료원 '비애'
일부 진료과 폐쇄·병상 가동률 절반·직원 급여 우려…"착한적자, 인식 전환 필요"
2023.07.18 05:50 댓글쓰기

윤석열 정부가 금년 5월 11일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다. 국민들은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약 2년 간 코로나19 전담 치료를 위해 최일선에서 활약했던 지방의료원들은 작년 5월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 해제 후 지금까지도 환자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적자가 심화되면서 일부 지방의료원은 직원들 임금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사정이 심각하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또 다시 감염병 유행 등 공중보건위기가 닥쳐올 경우 지방의료원이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정부에 손실보상금을 완전한 회복까지 지원해달라고 절규했던 지방의료원들 상황을 진단했다. [편집자주]


공공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됐던 지방의료원 병상가동률은 50% 미만이다. 이는 코로나19 유행 이전 병상가동률 80% 이상을 유지하던 때에 비하면 거의 절반 수준이다. 


지방의료원 등 지역 공공병원은 팬데믹 초기부터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코로나19 환자의 80% 이상을 치료했다. 


그동안 일반환자 진료를 축소하거나 중단했던 여파는 컸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나순자) 조사 결과, 진료과 일부를 중단한 지방의료원은 전국 35개 지방의료원 중 20곳에 달한다. 


조승연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인천의료원장)은 금년 4월 ‘공공병원 착한적자 해법 모색 국회토론회’에서 단골 환자를 잃어버린 지역책임의료기관의 현실을 토로했다. 


조 회장은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묵묵히 지역주민 곁을 지키던 지방의료원들이 다시 존폐 기로에 놓여있다”며 “감염병 전담병원으로서 국민 생명을 지키는 동안 떠났던 단골 환자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의사와 간호사가 부족해 지역 책임의료기관으로서 지방의료원 역할이 위태로워지고 있다”며 “손실보상금으로 겨우 지급 중인 급여통장 잔고가 줄어드는 걸 보고 있자니 희망은 커녕 존립까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바뀌자 의사, 간호사를 포함한 인력 이탈도 심해졌다는 전언이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코로나19만 보니까 의사는 나가고, 임금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다시 구할 수 없어지고, 당시 입사한 간호사들은 코로나19 환자만 보다가 일반환자를 보게 되니 힘들어서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 최다 코로나 치료 서울의료원, 병상가동률 60% 


전국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전담병상을 운영했던 서울의료원 상황도 마찬가지다. 서울의료원은 2020년 1월 30일 국내 5번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시작으로 올해 5월 10일까지 총 2만6309명을 치료했다. 


2020년 2월 20일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돼 서울 중랑구 신내동 본원과 강남 분원, 태릉·한전 생활치료센터 등 총 849병상을 가동하며 전국 단일병원 중 가장 많은 코로나19 환자를 봤다. 


이어 지난해 5월 30일 전담병원 지정 해제 당시 병상이용률은 38.5%에 그쳤고, 이후 서서히 회복돼 올해 4월 61%까지 올라섰다. 올해 하반기에는 전체 655병상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과 비교하면 환자 수는 현저히 줄었다. 2019년 72만8000명 수준에서 지난해 51만3000명으로 급감했으며 올해도 월평균 진료환자는 4만9000명에 불과하다. 


서울의료원 관계자는 “이 같은 추세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올해도 경영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떠나간 인력 충원에도 사활을 걸었다. 간호사 채용을 확대하고 3교대 간호사에게 처우개선을 위한 수당 등을 지급하기도 했다. 


송관영 서울의료원장은 “코로나19 끝은 곧 일상진료 회복이라는 또 다른 과제를 안겨줬다”며 “시민 여러분들이 서울의료원을 비롯한 전국 공공병원들이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도록 많이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지방의료원장 “매일 환자 수 체크, 직원 임금 걱정”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회복기 손실보상은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 해제일로부터 6개월로 제한, 대다수 공공병원들이 손실을 회복하지 못했다. 전국 35개 지방의료원장들은 답답함을 피력하고 나섰다.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 해제 후 6개월이 지나지 않은 시점인 2022년 9월, 지방의료원장들은 정부에 공동 건의서를 통해 “진료기능 정상화가 이뤄질 때까지 불가피한 적자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이 전한 지방의료원장 일과는 “손실보상으로 반짝 흑자를 기록하고 바로 적자로 돌아섰고, 환자가 없어 매일 출근하면 환자 수를 세고 직원 월급을 걱정한다”는 것이었다. 


지방의료원장들은 지난해 하반기 국회에서 개최된 공공의료 관련 정책토론회에도 모습을 참석하며 호소를 이어갔다. 


당시 정일용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장은 “2019년도 허가병상수 기준 입원환자가 30%밖에 안 된다”며 “당해년 평균 가동률에 비하면 45%밖에 안 되고, 수원병원의 경우 기존 대비 30%에 그쳤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환자만 받는 동안 중장장애인 치료를 비롯해 무료 이동진료·가정간호·호스피스 병동 운영 등을 포기했다”며 공공병원이 공공의료를 포기해야만 했던 현실을 전했다.


권태형 원주의료원장은 “정신과, 산부인과 폐쇄 등 구조조정을 거쳐 기본적인 필수의료도 제공하지 못한 암담한 상황이다”고 밝힌 바 있다. 


용왕식 속초의료원장도 “직원들에게 임금을 못 준 적도 있는데 매일 출근하면 인건비 절감을 고민해야 한다”며 “2021년에는 손실보전으로 흑자를 봤지만 2022년 3월부터 또 적자였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2019년 34개 지방의료원 의료손실 1395억원 중 89.4%인 1247억원이 공익적 비용이었다. 


이에 팬데믹을 수차례 거친 현재 공공의료계에는 ‘착한적자’를 더 이상 착한적자로 부르고 방치해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임준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교수도 “지방의료원은 시장성이 떨어진 지역에 배치돼 있고 비급여 진료비 비중이 낮다”며 “적자를 이유로 적은 인력이 투입되고 이 때문에 중등증환자 위주 진료행위에서 필수중증의료 비중이 낮고, 자체 충족성 및 건강보험 지불보상 수준이 더 떨어져 적자가 심화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지방의료원 적자는 ‘어쩔 수 없는’ 것이며, ‘원래 경영이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타파하고 적합한 수익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회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보험재정연구실장은 올해 4월 ‘공공병원 착한적자 해법 모색 국회토론회’에서 지방의료원과 민간병원 간 경영효율성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이 주장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실제 급여환자 비율의 경우 100병상 당 급여 환자 수는 모든 병상규모 그룹에서 공공병원이 민간병원보다 월등히 많았다. 특히 주로 비(非)취약지 300병상 이상 병원에서 급여환자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회 실장은 “공공병원 적자는 비효율적이고 비싼 요소를 많이 투입한 데 기인하는 게 아니라, 찾는 환자의 수익 발생이 적은 게 원인”이라며 “환자 1인당 수익이 마이너스가 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효율적이라는 인식은 상당부분 오해다. 지방의료원 공익 비용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필수의료 시설 및 진료과목으로 인한 비용은 장기적으로 건강보험 수가 정상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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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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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sson68 07.20 13:46
    환자도 없다면서 놀면서  국민 세금으로 급여 꼭꼭 챙겨 가는 사람들은  뭔가요???

    의료 인력 부족 한 곳에 지원 보내던지,급여 삭감  해야 하는것 아닌가요???

    공공 의료 역활도 제대로 못하는 의료원...

    환자 보기 싫어하는 의사,간호사,

    자기 병원 다니던 환자도 119로 가면 의사 없다,밤에 의사 연락 안된다 하고 돌려 보내는데...

    정부지원 받아 일반 장비는 최상이면서환자는 안볼려 하는 병원..있어요...

    k도,c시,m의료원,,,119에서 연락하면 의사 없어서 못본다고  무조건 안됨......

    누가 의료원 가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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