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임상 서울아산병원 교수들 '주식·지분' 보고
국내 첫 감사실 이어 이해상충委 운영···'연구윤리 엄격'
2018.01.24 06:42 댓글쓰기

질병의 원인을 밝히고 좋은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에는 병원, 주로 규모가 큰 대학병원급 임상연구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임상연구는 과학적이면서도 윤리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하지만 제약사로부터 연구용역비 등의 명목으로 뒷돈을 받고 유리한 연구결과를 도출했다는 소식, 병원이 제약사 영업사원으로부터 주사제 납품을 확대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뒷돈을 챙겼다는 소식 등 불미스러운 일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진다.

서울아산병원(원장 이상도)에서 이 같은 일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이해상충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어 주목된다. 일련의 '검증' 시스템으로 행여 악재가 될 만한 것들을 사전에 검토, 청렴한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인데 국내 병원계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인다.

이 병원의 1일 평균 외래환자는 1만명을 훌쩍 넘은지 꽤 됐다.


국내 최대, 최다, 최고라는 수식어와 함께 질적 성장을 이룬 서울아산병원에는 연구자의 올바른 연구윤리가 확립돼야 의료의 질이 높아진다는 풍토가 자리 잡혀 있다는 평(評)을 얻고 있다.


지난 2010년 꾸려진 이해상충위원회 운영은 진료는 물론, 제약사와 함께 진행하는 연구에 있어 이해 당사자와 ‘충돌’할 개연성이 있다면 자진해서 보고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어쩌면 성장과 이윤 극대화는 모든 의료기관의 잠재적인 목표이지만 진료를 비롯해 교육, 연구 과정에서 당사자가 이익을 취할 수 있는 길을 차단하겠다는 것이 이 위원회 설립 취지다.

병원 관계자는 “당사자가 자발적으로 보고를 하게 되면 이해상충위원회가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며 “행여 윤리에 어긋나거나 공정성을 저해한다고 판단되면 진행 여부를 결정짓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이나 제약회사와 함께 공동으로 진행하는 임상연구에 있어서는 주식이나 지분이 있을 경우 본인이 스스로 신고하는 형식으로 운영,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해상충위원회 내 위원들은 의료진은 물론 행정부서, 관리부서에서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반 기업이 아닌 국내 대학병원 중에서 감사실을 둔 최초 사례라는 점은 소통과 믿음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서울아산병원만의 강점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는 해석이다.

이상도 원장은 금년도 신년사에서 “진료 뿐 아니라 교육과 연구를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연구 사업화의 기반을 조성했고 융합연구와 신약개발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여기에서 나아가 윤리경영을 강화하고 스스로 자정 작용을 통해 긍정적인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집중하자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실례로 진료 부문에 국한된 것이 아닌 예컨대 의약품, 의료기기 구매에 있어서도 이해상충위원회 규정을 적용, 촘촘한 내부 감시그물망을 만들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 내 감사 제도가 후향적이라면 이해상충위원회 운영은 불미스러운 일을 사전에 차단하고 스스로 자정 작용을 한다는 측면에서 사전적 성격이 강하다”며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 의료의 질을 높이는 데 좋은 문화로 정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사회적 분위기를 보더라도 감사 업무 흐름은 잘못을 지적하기보다 잘못을 하지 않도록 하는 쪽에 무게를 둔다"며 "공무원 신분에 준하는 윤리를 강조함으로써 혹 직위를 이용해서 개인적 이익을 취득하지 않도록 사전에 이를 방지하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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