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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1] 2021년도 레지던트와 인턴 모집은 그 때보다 많은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사 총파업 종료 후 전공의들은 일상으로 복귀했지만, 개선되지 않는 수련환경과 고질적인 기피과 문제 등 의료계 내부 논란이 완연하게 종결된 것은 아니다. 이런 가운데 내년 전반기 레지던트 모집은 빅5 병원과 인기과 쏠림 등 기존 문제의 악화와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한 비인기과 기피 현상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이제 여론의 시선은 내년 1월 예정된 인턴 모집으로 쏠리고 있다. 모집인원의 10% 남짓에 불과한 지원자를 두고 병원 간 신경전이 벌어질 분위기로 의료계가 일촉즉발이다. 대규모 인력 공백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은 언제쯤 나올 것인가.[
편집자주]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참담’
지난 12월 2일 종료된 2021년도 전반기 레지던트 모집은 그간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담은 형태로 종결됐다.
데일리메디는 이번 전공의 모집에서 주요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해 총 76곳의 수련병원을 집계했다. 이 가운데 45곳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분석결과 대형병원·인기과 편중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됐다. 특히 빅5 병원은 예년처럼 좋은 성적을 거뒀다.
가장 많은 인원을 모집한 서울대학교병원은 정원 168명에 209명이 몰리면서 1.24:1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정원이 많았던 서울아산병원은 122명 정원에 163명이 지원해 1.34:1의 경쟁률을 보였다.
삼성서울병원 또한 116명을 뽑는데 135명이 지원하며 다른 빅5 병원과 마찬가지로 초과 경쟁률(1.16:1)을 기록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총 177명을 모집하는데 177명이 지원했다.
가톨릭의료원은 산하 5개 병원 및 2개 교육협력병원을 통합 모집했다. 총원 236명에 287명이 지원하면서 1.22:1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인기과들의 경쟁률 고공행진은 어김없이 되풀이 됐다. 피부과와 성형외과는 올해도 지원자가 넘쳐났다. 안과 역시 중소병원들도 정원을 충족하며 인기가 지속되는 모습을 보였다.
비교적 몸이 고되지 않고 오랫동안 진료를 볼 수 있어 인기과로 여겨지는 정형외과·재활의학과·영상의학과 역시 높은 지원율을 이어갔다.
전반기 모집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은 기록한 서울아산병원에서도 인기과는 유독 경쟁률이 높았다. 안과(3:1), 성형외과(3:1)는 전체경쟁률(1.34:1)을 크게 상회했으며, 피부과(1:1)도 정원을 충족했다. 정형외과(2:1), 재활의학과(2:1), 영상의학과(1.4:1) 역시 적잖은 지원자가 몰렸다.
삼성서울병원 또한 피부과(1.5:1), 안과(1.33:1), 성형외과(1.67:1) 및 정형외과(2.25:1), 재활의학과(1.50:1), 영상의학과(1.6:1) 모두 전체 경쟁률(1.16:1)을 웃돌았다.
서울대병원 역시 피부과(1.67:1), 안과(1.33:1), 성형외과(1.5:1)과 정형외과(1.38:1), 재활의학과(2.5:1), 영상의학과(1.29:1) 6개과 전부가 총 경쟁률 (1.24:1) 보다 높았다.
모자병원 정원을 다수 포함한 세브란스병원도 주요 인기과의 정원을 모두 충족했다. 피부과(1:1), 안과(1.2:1), 성형외과(1.75:1)와 정형외과(1:1), 재활의학과(2.6:1), 영상의학과(1:1) 등이었다.
가톨릭의료원도 피부과(3.4:1), 안과(1.78:1), 성형외과(3:1), 정형외과(2.13:1), 재활의학과(3:1), 영상의학과(2.75:1) 모두 경쟁 지원률을 기록했다.
사실 빅5 쏠림 현상은 모집 마감 전부터 어느 정도 예고된 바 있다. 전공의 모집이 시작된 11월 30일부터 이미 일부 빅5병원들은 모집 정원의 70% 이상을 채웠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30 오후 6시 기준으로 116명 정원에 83명이 지원했으며, 서울아산병원은 124명 정원에 85명이 지원했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성형외과와 안과, 영상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정형외과 등이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아산병원은 성형외과와 재활의학과가 모집정원보다 많은 인원이 지원했다.
수도권 A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기피과 미달현상이 여전한 상황에서 인기과마저 빅5로 몰리다 보니 상급종합병원 내에서도 전체 정원은 미달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별 양극화 심화…주요 대형병원도 미달
빅5 병원과 달리 수도권 주요 대형병원들 간엔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도 나타났다.
경희의료원은 정원 46명 중 57명으로 모집정원을 무난히 넘어섰다.
강북삼성병원 또한 39명 정원에 49명 지원자가 몰리면서 초과 경쟁률(1.26:1)을 기록했으며, 한림대강남성심(1.04:1)도 충원에 성공했다.
반면 순천향대서울병원(0.95:1), 고대안암병원(0.88:1), 중앙대병원(0.95:1)은 총정원에 비해 올해 지원자가 부족했다.
지방병원은 역시나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선방’했던 국립대병원도 지원이 미달한 경우가 많았다.
주요 국립대병원인 충남대병원(0.88:1), 충북대병원(0.85:1), 부산대병원(0.95:1)과 지역거점병원인 영남대병원(0.78:1)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국립대병원 가운데 경북대병원(1.10:1), 전북대병원(1.16:1) 만이 미달을 면했다.
상급종합병원에서도 미달 현상이 벌어진 것은 비인기과 지원자가 현저히 적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례로 전체 지원에서 경쟁을 기록하고 있는 가톨릭중앙의료원도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등에서는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1.34: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서울아산병원도 소아청소년과는 8명 모집에 4명 지원, 가정의학과가 7명 모집에 4명이 지원하는 등 미달을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방병원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 보통 정원 충족에 애를 먹던 지방 병원들도 인기과 정원은 어렵지 않게 채웠다.
제주대병원은 총경쟁률 0.79:1을 기록했지만, 정형외과(1:1)와 재활의학과(1:1)는 충원에 성공했다.
전체 경쟁률이 0.75:1이었던 원광대 산본병원도 정형외과 정원 1명에 1명 지원가 나왔다. 총경쟁률(0.95:1)이 아쉽게 미달된 계명대 동산병원도 성형외과(1.5:1), 재활의학과(1:1), 피부과(2:1) 정형외과(1:1) 모두 인원을 채우거나 초과했다.
광주기독병원 정형외과(2:1)와 재활의학과(2:1)로 정원을 넘는 지원서가 접수됐다.
올해 전공의 모집에서 선방한 지방거점 병원인 조선대병원(1.1:1)도 정형외과(1.33:1), 성형외과(2:1), 안과(2:1) 등은 특히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
건양대병원(1.07:1) 역시 피부과(1:1), 정형외과(2:2), 성형외과(2:1), 안과(2:2), 재활의학과(2:1), 영상의학과(1:1)도 인기과 경쟁률이 높았다.
레지던트 모집이 ‘하늘에 별따기’인 중소병원들도 인기과는 전공의들 선택이 이어졌다.
수도권에 위치한 광명성애병원의 경우 정형외과(2:1), 성형외과(2:2) 경쟁률을 기록했다. 동의병원도 재활의학과 1명 정원을 충족했다. 성가를로병원도 정형외과 1명 모집에 1명이 지원했다.
지방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 같은 과는 여전히 높은 지원률을 보였다”며 “병원 규모보다 진료과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올해도 엿보였다”고 말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송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