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이 1년 반 만에 현장으로 복귀하면서 전공의 부재 기간 공백을 메웠던 간호사들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한국전문간호사협회 최수정 회장은 이러한 현실을 지적하며 "이제는 팀 기반 진료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수련환경 개선과 협력적 문화 정착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더 나은 의료시스템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소비자‧공급자 의료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17일 오전 서울 명동 한국YWCA연합회에서 '환자와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의사 수련시스템 개선 방안'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드레싱이나 소변줄 삽입같은 일은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선언"  

최 회장은 일부 전공의들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복귀하자마자 지난 1년 반 동안 고생한 간호사들 흠을 잡으려는 전공의들이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드레싱이나 소변줄 삽입같은 일은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 같은 소식이 너무 마음 아프다"고 토로했다.

이어 "의료현장은 서로 협력해야 할 자리이지, 영역 다툼을 벌일 자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전문직으로서의 기본 태도를 다시금 환기시켰다. 그는 "미국의 교육학자 플렉스너가 정립한 바와 같이 전문직의 핵심은 사회적 책무성과 윤리의식"이라며 "우리가 배우고 훈련받는 이유는 사회와 환자에게 기여하기 위해서다. 만약 자신들의 권리만 주장하고 책무를 저버린다면 전문직의 소명을 잃은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앞으로 어떤 경우에도 환자를 볼모로 파업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환자와 국민의 생명은 협상의 카드가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최 회장은 갈등을 넘어 의료시스템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첫째, 전공의의 처우 개선을 통해 수련환경을 합리적으로 바꿔야 한다. 둘째, 그 과정에서 생기는 인력 공백은 간호사를 비롯해 전문간호사, 전문의가 함께 협력해 메워야 한다. 셋째, 장기적으로는 의료시스템이 팀 기반 진료체계로 전환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 회장은 끝으로 "의료현장은 협력과 신뢰가 기본이 돼야 한다"며 "전공의 복귀를 계기로 의료진 간 협력적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