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51명, 코로나19 검체채취 등 지원했지만 '배제'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감염 등 전문지식 필요 의료행위' 입장 견지
2020.02.29 05:4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대구·경북지역 코로나19 검진을 실시하기 위한 의료인력 부족이 심각한 가운데, 한의사 51명이 검체채취 자원봉사에 지원했지만 보건당국은 이들을 배제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는 지난 25일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가 모집하는 대구지역 코로나19 검체채취 자원봉사에 회원 51명이 지원해 명단과 관련 공문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의협에 따르면 중수본은 명확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한의사는 검체 채취 업무에서 배제됐다”는 답변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체채취, 의료법상 한의사 가능 의료행위 불명확해서 혼란 방지 조치한 듯


현행 의료법은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등 의료인들로 하여금 면허범위 외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정했다. 모든 의료행위에 대한 면허범위가 의료법에 명시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각각의 의료행위에 대해 보건복지부령에 따라 판단한다.


하지만 워낙 다양한 사례가 발생하기 때문에 기존 유권해석 등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실제로 면허범위 내 의료행위인지를 판단해야 하는 사건은 법원에서도 빈번하다.


재판으로 이어질 경우 법원은 의료행위가 해당 의학 원리에 의해 이뤄졌는지를 살핀다. 실제 판례로 예를 들면 한의사가 체외충격파치료기를 사용한 사건에서 재판부는 “한의학의 학문적 원리와 목적, 방식에 따라 의료행위가 이뤄졌다”며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코로나19 검체채취는 상기도 비인두 부위와 하기도에 묻어 있는 가래와 같은 검체를 이용한다. 기도분비물을 채취하는 행위가 한의사 면허범위 내 행위인가에 대해선 아직 명확한 법적 판단이 없다.


중수본의 한의사 검체채취 자원봉사 배제는 이처럼 면허범위 내 행위인지 여부가 명확히 판단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의료계 “직역갈등과 다른 문제, 단순해 보이는 검체채취이지만 전문 지식 필수”


법원이 합법적인 의료행위인가를 판단하는 또 다른 기준은 ‘위험성’이다.


의료행위 목적은 어디까지나 국민 건강 제고와 안전을 위한 것으로, 직역을 떠나 그 행위가 공중보건상 위해(危害)를 끼칠 가능성이 얼마나 높은가를 살피기 위함이다.
 

앞서 한의사의 체외충격파치료기 사용에 대한 판결에서도 법원은 “심각한 보건위생상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크지 않다”는 점 또한 합법성의 근거로 뒀다.


한의사가 혈액이나 소변을 채취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에서도 보건복지부는 같은 이유로 적법한 행위라 답했다.


코로나19 검체채취 과정은 어떨까. 높은 감염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아직 의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


질병관리본부 검체채취 안내서에 따르면 N95 동급의 호흡기보호구, 장갑, 가운, 고글 등의 개인보호구를 필수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검체채취는 상기도 검체의 경우 코나 혀에서 분비물을 긁어 비교적 간단히 채취할 수 있다.


하지만 하기도 채취는 타액 등이 포함되지 않는 기침을 유도해 나온 가래나 국소병변이 관찰되는 폐엽에서 호흡기내과 전문의 주관으로 진행해야 한다. 채취한 검체는 정해진 과정에 따라 소독하고 포장해야 한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지침에 의하면 상기도보다는 하기도에서 채취한 검체가 더 중요하다.


코로나19 검체채취를 두고 일부에선 ‘면봉으로 가래를 찍어내는 정도의 행위가 아닌가’란 의견이 나오기도 하지만 의사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설명한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코로나19 검체채취는 단순히 기술적인 지식 외에도 감염과 방역에 대한 깊은 의학적 이해가 필요하다”며 “사소한 행동이 감염증 전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보호복 탈착부터 채취 및 보관 전 과정이 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한의사 인력이 발벗고 나서는 것은 정말로 고마운 일이나, 한의학은 감염병과 관련해 방역을 심도 있게 다루지는 않는 것으로 안다”며 “감염과 관련해선 아주 작은 위험성도 배제하기 위해 의료행위 중에서도 정제된 인력이 투입돼야 하는 분야임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댓글 8
답변 글쓰기
0 / 2000
  • 02.29 14:29
    이 시기에 참 그러하다 뉘 신지
  • ㅈㅈ 02.29 11:40
    그럼 기존에 영천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고 있던 한의과공보의는 왜 고소한다고 협박했지..? 항의해서 업무 중단했다가 의료법 위반 아닌거 확인하고 재개됐었는데 오늘부터는 그냥 업무에서 배제됐던데
  • ㅇㅇ 02.29 10:12
    수술은 전문성이 필요없어서 간조도 할수있음?
  • ㅋㅋㅋ 02.29 10:11
    간호사가 하는 업무도 못하는 애들이 뭐가 필요하나 에휴 정치질이나해서 의사들  혈압만 올리는구나
  • ㅇㅇ 02.29 09:32
    그런데 왜 간호사들은 안가르쳐줘서 영상보고 했다냐...?
  • 멍멍이 02.29 09:29
    하기도 체취는 전문의만 해야되면 일반 gp는 왜 투입하냐?ㅋㅋㅋ말이되는 소릴해야지
  • 김지은 02.29 09:01
    뭔소리야 이 상황에 얼른 투입시켜야지 혼자 수퍼맨 놀이 하고있어
  • 의료기 02.29 08:48
    정부는 한약으로  코로나 19  치료해라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