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퇴골 골밀도 감소, 치매 예고 신호?
2023.03.25 06:45 댓글쓰기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대퇴골의 골밀도 감소가 치매 예고 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에라스뮈스 대학 메디컬센터의 모하마드 이크람 역학 교수 연구팀이 치매가 없는 노인 3651명(평균연령 72.3세, 여성 57.9%)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향적 인구 동일집단 연구인 '로테르담 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의학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23일 보도했다.


이들은 이중에너지 X선 흡수 계측법(dual-energy x-ray absorptiometry)으로 대퇴골 경부(femoral neck)와 요추 등의 골밀도 검사를 받았다.


이와 함께 '간이 정신상태 검사'(Mini-Mental State Examination)와 '노인 정신상태 검사'(Geriatric Mental Schedule)를 통해 치매 검사도 받았다.


평균 11.1년 추적 관찰 기간에 18.8%가 치매 진단을 받았다. 그중 76.7%는 알츠하이머 치매였다. 전체 연구 대상자 중 약 27%는 치매 위험이 매우 높은 변이 유전자(ApoE-e4)를 지니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대퇴골 경부의 골밀도 표준편차(평균값: standard deviation)가 1단위 낮아질 때마다 모든 형태의 치매 위험은 12%씩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중에서도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은 14%씩 높아졌다.


대퇴골 경부의 골밀도 최하위 3분의 1그룹은 최상위 3분의 1그룹보다 치매 발생률이 2.03배 높았다. 그러나 이는 남성에만 해당했다.


대퇴골 경부 골밀도가 낮은 남성은 모든 형태의 치매 위험이 56% 높았다. 여성은 대퇴골 경부 골밀도와 치매 사이에 연관이 없었다.


또 치매 위험이 높은 ApoE-e4 변이유전자를 갖지 않은 노인들만이 대퇴골 경부 골밀도가 낮을 때 치매 위험이 3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변이 유전자를 가진 노인들은 대퇴골 경부 골밀도가 치매와 연관이 없었다.


대퇴골 경부 골밀도 손실은 치매 임상적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前) 치매 아주 초기 단계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대퇴골 경부의 골밀도 감소는 뇌 구조 변화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전에 발표된 일이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뇌의 구조 변화 가운데는 ▲백질 용적 감소 ▲백질 변성(white matter hyperintensity) 증가 ▲무증상 뇌경색(silent brain infarction) ▲뇌 실질 위축(parenchymal atrophy)이 포함된다고 이 연구 결과는 밝히고 있다.


뇌는 신경 세포체로 구성된 겉 부분인 대뇌 피질과 신경세포들을 서로 연결하는 신경 섬유망이 깔린 속 부분인 수질로 이루어져 있다. 피질은 회색(gray matter)을 띠고 있어 회색질, 수질은 하얀색을 띠고 있어 백질이라고 불린다.


치매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뇌 신경세포의 비정상 단백질 메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골밀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증거도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미국 알츠하이머병 협회(Alzheimer's Association) 의학·과학 담당 부회장 히서 스나이더 박사는 뼈와 뇌 건강이 어떻게 연관성이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신체활동 부족과 영양 결핍이 골밀도 손실과 인지기능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인지기능 저하가 신체활동 부족과 부정적인 식습관 변화를 가져오고 이것이 골밀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신경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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