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보 효과, 암 피로에도 듣는다"
미국 텍사스 대학 MD 앤더슨 암센터 연구팀
2022.06.08 13:24 댓글쓰기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암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극심한 피로 증상을 플래시보 효과(placebo effect: 위약 효과)로 가라앉힐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플래시보 효과란 약 성분이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약을 효과가 있다면서 주면 환자에 따라 실제로 효과가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암 관련 피로(cancer-related fatigue)는 암 자체 또는 치료 과정에서 발생한 독성 노출과 부작용 등으로 진행성 암 환자의 60~90%에게 나타나지만, 해결 방법이 없다. 되도록 몸을 많이 움직이라고 의사는 권고하지만 암 투병으로 약해진 몸이라 쉽지 않다.


미국 텍사스 대학 MD 앤더슨 암센터의 스리람 예누 완화·재활·통합의학 교수 연구팀이 피로에 시달리는 암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7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반반씩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엔 '피로 약(fatigue pill)'이라면서 가짜 약을 하루 두 차례 일주일간 복용하도록 했다. 이들은 물론 가짜 약이라는 것을 몰랐다. 다른 그룹엔 아무런 약도 주지 않았다.


1주일 후 위약 그룹은 대조군보다 피로 증상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이때부터 3주 동안 두 그룹 모두에 가짜 약을 주어 복용하게 했다.


한 달 후 모두가 피로 증상이 현저히 가라앉았다. 한 달 내내 위약을 먹은 환자나 3주 먹은 환자나 피로 진정 효과에는 차이가 없었다.


지금까지 플래시보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된 여러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만성 통증, 편두통, 알레르기 비염, 우울증, 폐경 안면홍조,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과민성 장 증후군에 위약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암학회(ACS: American Cancer Society)의 행동치료 전문가인 코린 리치 박사는 "통계학적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결과이지만 더 많은 암 환자를 대상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논평했다.


특히 신체활동 또는 심리치료 또는 이 두 가지를 병행했을 때와 위약을 투여했을 때의 효과를 비교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그는 주문했다.


이 연구 결과는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skh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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