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포함 전세계 7000명 넘는 의료노동자, 코로나19 사망'
앰네스티 '적절한 보호장비 제공 등 안전 호소 주장 귀 기울여야”
2020.09.05 05:2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신지호기자]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의료노동자 수가 7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 인권단체인 앰네스티는 3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하며 “7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구하려다 죽은 것은 충격적인 규모의 위기”라고 밝혔다.

또 보고서는 “많은 의료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기본적인 보호장치도 없이 일하고 있다”며 “이들을 영웅시하지만 말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적절한 조취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가별로 보면 의료노동자가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국가는 멕시코로 1320명으로 집계됐다. 미국(1077명), 영국(649명), 브라질(634명), 러시아(631명)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에서도 지난 4월 의사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자를 돌보다 감염돼 사망했다. 

앰네스티는 국가별로 자료를 수집하는 방법과 의료노동자 범위에 차이가 있어 수치를 직접 비교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전제했다. 분석에 사용한 공식 수치가 실제보다 적을 가능성도 있어 실제 의료종사자 희생 규모는 더욱 클 수 있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멕시코에서 의료종사자들이 사지로 내몰리는 이유는 개인보호장비가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수술용 웃옷과 앞치마·마스크 등 일회용품을 재사용하는 경우도 적잖았다. 

멕시코시티 소재 한 의사는 "의사들이 월급의 약 12%를 자신의 개인 보호구 구입에 쓰고 있다"고 국제앰네스티에 전한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의료종사자들은 정부가 보호장비를 충분히 공급하지 않고 그나마 공급한 물량은 규격에 맞지 않거나 품질이 표준 이하라며 몸을 보호할 수 있는 보호장비를 공급해 달라고 요청하는 시위를 지속적으로 전개해 왔다. 
 
스티브 콕번 국제 앰네스티 경제사회부 대표는 “모든 의료 노동자들은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권리가 있지만, 수개월동안 지속된 펜데믹 상황에서도 이들은 매우 끔찍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며 “국제적인 협력을 통해 의료노동자들에게 적절한 보호장비를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콕번 대표는 이어 “펜데믹 상황에서 각국 정부는 의료노동자들을 영웅처럼 대접하지만 많은 노동자들이 기본적인 보호장치의 부족으로 죽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치켜세우기는 그저 공허하게 들린다”고 비판했다. 
 
국제 앰네스티 조사에 따르면 최소 31개국의 의료노동자들이 코로나19 안전문제와 관련해 파업과 시위를 진행했고, 일부 국가에서는 보복성 징계를 당하기도 했다.

미국에선 간호조무사가 페이스북에 개인보호장비를 더 지급해달라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가 해고됐다.

러시아에선 의사 두 명이 개인보호장비의 부족을 호소했다가 한 명은 가짜뉴스를 퍼뜨린 혐의로 기소돼 벌금을 선고받았고 다른 한 명은 징계절차에 회부됐다.

이집트에서는 지난 3월부터 6월 사이 9명의 의료종사자들이 ‘가짜뉴스 유포’와 ‘테러’ 라는 모호하고 지나치게 광범위한 혐의로 구금됐다. 구금된 사람들은 모두 정부의 팬데믹 대응에 대해 안전을 우려하거나 그 대응 방식에 대해 비판한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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