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재발 막는 '면역 기억 관문', 새 치료 표적 부상
美 피츠버그대 연구진, 저널 '네이처 면역학'에 논문
2020.07.16 18:46 댓글쓰기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암 면역 치료제는 PD-1 같은 면역관문 억제 단백질을 차단한다. 킬러 T세포에 걸렸던 브레이크를 풀어 암세포 공격력을 증강하는 것이다.


이 기발한 치료법은 등장하자마자 치료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타난 결과는 기대 수준에 크게 미달한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킬러 T세포의 '면역 기억 관문(immune memory checkpoint)'을 차단하면 암의 재발 방지에 특히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자들은 뉴로필린-1(NRP1)이란 단백질이 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는 것도 밝혀냈다.


미국 피츠버그대 의대의 다리오 A. A. 비냘리 암 면역학 교수팀은 15일(현지시간) 저널 '네이처 면역학(Nature Immunology)'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T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NRP1 단백질의 발현을 차단하면 다른 면역관문 분자처럼 암의 성장을 억제할 거로 예상했다. 하지만 생쥐의 T세포 표면에서 이 단백질을 제거해도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특정 암을 기억하는 면역계의 능력에 NRP1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 실험했다.
 

암 환자가 종양을 제거한 뒤 다른 부위에 암이 재발하는 것을 모방해, 똑같은 경로로 생쥐에게 암이 생기게 조작한 뒤 NRP1의 작용을 관찰했다.
 

그 결과, T세포에서 NRP1을 제거한 생쥐는 2차 종양의 발생과 성장이 억제됐고, 면역관문 억제 치료에 더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실제로 피부암과 두경부암 환자의 혈액에서 분리한 T세포를 연구한 결과도 비슷했다.


병세가 악화한 두경부암 환자는, 면역 기억을 가진 킬러 T세포의 NRP1 수위가 초기 암 환자보다 높았고, 이런 T세포 수는 더 적었다.
 

면역치료를 여러 번 받은 말기 피부암 환자도 T세포의 NRP1 수위가 높은 것과 연관해 면역치료 반응은 저조했고, 면역 기억 T세포도 적었다.
 

비냘리 교수는 "항암 면역이 어떻게 제어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영역"이라면서 "장기 항암 효과를 촉진하고 고양하는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RP1을 표적으로 작용하는 약은 이미 개발됐고, PD1 억제 면역 치료제와 병행 투여하는 용도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면역 기억의 항암 작용에 대해 더 많은 사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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