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가 죽는 방법, 괴사·자멸사·자가포식 외에도 많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연구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논문
2019.12.18 16:28 댓글쓰기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모든 세포에 들어 있는 단백질은 다른 분자의 수용체 또는 화학 작용의 효소와 같이 특정한 기능을 수행한다.


이런 메커니즘에 장애가 생기면 세포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암 등 여러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그래서 약은 표적으로 삼은 단백질의 생성과 흡수를 억제하거나 촉진하는 작용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가 하면 단백질 표적은 확인하지 못한 채 어떤 질병에 대해 시험을 거친 효과만 갖고 승인된 약도 적지 않다. 이런 약물은 작용 메커니즘이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정한 약물이 어떤 단백질에 작용했는지를 쉽게 확인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건 오래전부터 과학자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과학자들이 새로운 확인 방법을 개발, 세부 내용을 자체 데이터베이스에 공개했다. 관련 논문은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16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연구진은 처음에 56종의 서로 다른 약이 투여된 폐암 세포에 실험했다.
 

각각의 약물을, 48시간 후 대상 세포의 절반을 죽일 정도의 분량(LC50)만 투여한 뒤 실제로 절반 정도의 세포가 죽고 나서 남은 개별 세포의 단백질체(단백질 유전 정보)를 검사했다.
 

어떤 단백질이 어느 정도 분량이나 남아 있는지, 다시 말해 각각의 약물이 어떤 단백질을 표적으로 작용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연구진은 유방 종양과 장 종양에서 채취한 세포를 대상으로 같은 시험을 반복한 끝에, 표적으로 삼은 암세포에서 각각의 약물이 특별하게 또는 일반적으로 작용한 정도를 알아냈다.
 

카롤린스카 의대의 로만 수바레브 의료 단백질 유전정보학 교수는 "세포가 서로 다른 약에 의해 서로 다른 방법으로 죽는다는 걸 발견했다"라면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포가 죽는 방법은 괴사(necrosis), 자멸사(apoptosis), 자가포식(autophagy) 세 가지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연구에서만 최소한 13가지의 다른 방법을 관찰했다"라고 말했다.
 

이 발견은 앞으로 신약 개발 과정을 부분적으로 촉진하거나, 이미 개발된 약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