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유전자 결함으로 혈액응고 인자가 부족, 혈액 응고가 잘 안되는 유전 질환인 혈우병(hemophilia) 치료 실험 신약 피투시란(fitusiran)이 혈우병 A와 B 모두에 효과가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혈우병은 부족한 혈액응고 인자 종류에 따라 혈우병 A와 혈우병 B로 나뉜다. 제8 응고인자가 부족한 혈우병 A가 전체 혈우병의 약 80%, 제9 응고인자(factor IX)가 부족한 혈우병 B가 나머지 20%를 차지하고 있다.
피하 주사제인 피투시란은 혈우병 A와B 모두 출혈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2건의 임상시험에서 확인됐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3일 보도했다.
첫 번째 임상시험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 의대 소아과 전문의 가이 영 교수 연구팀이 12개국 26개 병원에서 치료 저항성이 심한 혈우병 남성 환자 56명(12세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들 중 3분의 2에는 피투시란이 투여됐고 나머지 그룹(대조군)에는 혈액 응고를 촉진하는 약이 투여됐다.
그 결과, 피투시란 그룹은 1년동안 출혈이 한 번도 없었고 대조군에서는 평균 17차례 발생했다. 효과는 혈우병 A와 B 모두 같았다.
이 결과는 피투시란이 이미 출혈이 시작된 이후 투여하는 것보다는 예방적 치료에도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두 번째 임상시험은 인도 기독교 의과대학의 알로크 스리바스타바 소아 혈액학 교수 연구팀이 17개국 45개 의료기관에서 치료 저항성이 없는 남성 혈우병 환자 120명(12세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 중 3분의 2는 피투시란이, 나머지(대조군)는 혈액 응고제가 투여됐다.
결과는 피투시란 그룹은 1년 동안 출혈이 한 번도 없었고 대조군은 평균 22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임상시험 모두 주요 부작용은 간(肝)이 손상됐을 때 혈류로 방출되는 효소인 알라닌 아미노트란스페라제(alanine aminotransferase) 수치 상승이었다.
첫 번째 임상시험에서는 피투시란 그룹에서 32%, 두 번째 임상시험에서는 23%가 알라닌 아미노트란스페라제 혈중 수치가 올라갔다.
프랑스의 사노피(Sanofi) 제약회사가 개발한 피투시란은 혈액 응고를 억제하는 단백질인 항트롬빈(antithrombin)을 표적으로 하는 소간섭 RNA(siRNA: small interfering RNA) 치료제로 한 달에 한 번 피하주사로 투여한다.
피하주사제이기 때문에 가정에서도 쉽게 맞을 수 있다. 또 한 달에 한 번 투여하기 때문에 별 부담이 없다. 이는 혈우병 환자가 병원에 자주 가지 않고도 증상을 관리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의학 전문지 '랜싯-혈액학'(Lancet Hematology) 온라인판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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