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불똥 확산 메디스태프…사업 차질 우려
연이은 구설수에 경찰 조사 등 서비스 운영 한계…"준법적 이용" 호소
2024.03.25 06:06 댓글쓰기



메디스태프가 22일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문. 준법 정신에 위배되는 게시글에 대한 검열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공의 근무지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의사 커뮤니티 '메디스태프'가 연이은 구설에 진땀을 빼고 있다.


회사는 최근 40억원 규모의 투자도 유치하며 사업 확장을 위한 동력도 마련했지만 의정 갈등이 촉발된 후 연일 올라오는 과격한 글에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정상적인 서비스 제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 메디스태프 압수수색 이어 임직원 2명 증거은닉 시도 혐의 조사


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 20일 메디스태프 최고기술책임자(CTO)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A씨와 함께 입건된 기술직 직원을 소환조사한 바 있지만, A씨를 직접 불러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씨는 첫 조사에서 저녁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22일 오후에도 A씨를 다시 불러 추가 조사를 진행했다.


A씨와 기술직 직원이 경찰 조사를 받게된 것은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이 발단이 됐다.


앞서 지난달 19일 메디스태프에는 '병원 나오는 전공의들 필독'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글은 집단 행동에 나선 전공의들에게 사직 전 업무와 관련한 전산 자료를 삭제하라는 취지의 메시지가 담겼다.


특히 '바탕화면, 의국 공용폴더에서 인계장을 지우고 세트오더도 이상하게 바꿔버리고 나와라' 등이 의료현장 혼선을 부추기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A씨 등은 해당 글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서버 관리자 계정 비밀번호를 바꿔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전산 자료 등 증거은닉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포렌식 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대화를 확인, 증거은닉 정황이 있다고 보고 A씨 등을 입건하고 출국금지를 내렸다.


                                  


"의료시스템 박살내자"…정부, 메디스태프 게시글 경찰 수사 의뢰


정부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사례도 있다.


최근 메디스태프에는 '총선 이후에도 흩어지지 않고, 계속 누워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에 비가역적인 막대한 손상을 입혀야 한다'라는 내용이 담긴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해당 글에서 "그냥 드러누워서 빅5 병원에 막대한 피해를 줘야 하고, 많은 지방 사립 병원들을 파산시켜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나라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애초에 말도 안 되는 기형적인 시스템, 언젠가 무너졌을 시스템이니 지금 박살 내서 앞으로 대한민국 의료를 정상화하는 것이 의학도로 지녀야 할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 게시물이 국민 생명과 공공 안전을 위협한다고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언론에 공개된 것들을 모니터링하고 있고 사법당국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것들은 수사 의뢰를 통해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박 차관은 "'의료체계를 박살 내자' 이런 것들은 화가 나서 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면서도 "그것이 현직 의사가 게시한 내용이라면 국민의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메디스태프는 기동훈 중앙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가 2016년 설립했다. 


주력 서비스는 '의사들을 위한 보안 메신저 플랫폼'으로 환자 개인정보 보안을 위한 메신저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의사 뿐 아니라 치과의사, 수의사 등을 대상으로 커뮤니티 공간을 확장하며 '의료인'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4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마무리하며 사업 고도화와 인재 채용, 서버 증설을 위한 실탄도 확보했다.


문제는 문제의 게시글로 인해 서비스 제공에도 적잖은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정상적인 운영 곤란한 상황…준법 정신 위배 시 회원 박탈


급기야 메디스태프는 22일 홈페이지에 공고문을 내어 "정상적인 운영이 곤란해질 정도 수사 상황이 이어지면서 기존처럼 게시판을 관리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커뮤니티 검열 강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메디스태프에 따르면 지난 2~3월은 작년 대비 10배 이상 규모로 게시글을 삭제했다. 특히 15배 이상 수에 달하는 회원에 대해 정지 내지 탈퇴 조치를 취했다.


메디스태프는 이용약관 '제12조 회원의 의무'를 근거로 자격을 정지하거나 영구적으로 상실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내용은 ▲회사 및 제3자 명예를 훼손하거나 업무를 방해하거나 회사 및 제3자에게 손해를 가하는 행위 ▲외설 또는 폭력적인 말이나 글, 화상, 음향, 기타 공서양속에 반하는 정보를 게재, 음란사이트를 연결(링크)하거나 회사 사이트에 공개, 게시, 전자우편 전송 또는 기타 방법으로 타인에 유포하는 행위 등이다.


또 ▲본 서비스와 관련해 수치심이나 혐오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말이나 음향, 글, 화상 또는 영상을 게재하거나 상대방에게 전송, 도달, 유포하는 행위 ▲기타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을 위반하거나 불법적, 부당한 행위 및 관련 법령에 위배되는 행위 등을 짚었다.


메디스태프 측은 "메디스태프가 전문적이고 안전한 대화의 장을 제공하는 만큼 준법적인 게시판 이용을 부탁드린다"며 "대한민국 의료진이 기술적으로 안전한 환경에서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며 유의미한 가치를 창조하고 나아가 더 나은 헬스케어를 만들어 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플랫폼이 되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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