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해외서 인기 'PACS' 국내서 저가 곤욕
2002.03.24 12:15 댓글쓰기
'KIMES 2002'가 성황리에 끝났다. 참여 업체별로 희비가 교체됐지만 의료정보 회사들의 소득은 예상을 훨씬 상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PACS 업체들은 지난해 식약청 사건 이후 침체된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이다. 국내뿐 아니라 눈을 해외로 돌려 수출을 본격화할 수 있는 마케팅을 시험적으로 펼쳐본 경험을 했다.

전시회 기간 국내 PACS 업계의 주축인 메디페이스와 마로테크 및 비트는 외국 인사들의 주목을 받았다. 업체들은 방문자들에 자사의 수준 높은 PACS 기술을 선보였고 해외 판로를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국내 PACS업체중 실질적인 수출을 하고 있는 메디페이스는 이 기간 약 130만불의 계약을 맺었다. 회사는 당초 100만불을 기대했으나 예상외 실적에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 최근 국내수주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서 직원들에는 청량제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회사는 또 처음으로 미국, 일본 등 6개국 딜러를 한자리에 모아 글로벌 회의를 가졌다. 'Global players day'로 명명한 이 자리서 참석자들은 해외마케팅 및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 수출 목표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마로테크도 이번 전시회서 세계 진출의 기회를 앞당긴다는 모토를 확인했다. 부스를 찾아온 미국, 일본 및 중국측 관계자들과 DICOM, HL7, IHE 등 자사 PACS 솔루션의 수출 논의를 활발히 가졌다.

미국 DR 장비업체는 지난해 11월 FDA 승인을 받은 중소병원용 mini-pacs 솔루션인 m-view-ps를 연간 200 copy이상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의료용 소프트웨어 수출 원년의 기반을 확고히 다지겠다"고 설명했다.

일본 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는 비트도 전시회기간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관계자들이 PACS에 대해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특히 비트의 '메디 뷰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는 전언이다.

비트는 그동안 추진해온 수출 건과 함께 이번 KIMES 전시회서 논의된 상담을 토대로 조만간 첫 수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회서 목격됐지만 PACS는 국내 의료기기 분야의 새로운 수출 효자품목으로 등극할 날이 머지 않음을 예고했다. 세계적 기술력에 마케팅만 보완한다면 해외 시장을 선점하는 일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 분위기다.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까지 가세한다면 달리는 말에 날개를 달아 주는 격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와 병행해서 반드시 넘어야 하고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다. 원죄가 PACS 업체들에 돌아가지만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저가 출혈 방식이 그 것이다. '자기살 파먹기 식'의 이 같은 전략은 세계로 도약을 꿈꾸는 PACS 업체들에 이제는 역으로 족쇄가 되고 있다.

더불어 관행을 내세우며 저가 계약을 강요하는 병원들의 인식도 하루속히 전환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PACS는 내 돈 안들이고 한다" "최대한 싸게 산다"식의 병원들 인식은 어렵게 기술을 일궈온 PACS 업체들의 성장을 가로 막을 수 밖에 없다.

저가 정책은 업체의 공멸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고객인 병원들도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 저가 구매로 인한 폐단은 차후 부작용을 속출할 수 밖에 없고 결국 병원에도 득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 PACS 시장은 가장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업체들의 세계시장 진출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럴때일수록 업체들이 기술력에 맞는 적정한 가격 경쟁력을 갖춰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나아가 수출까지 연계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병원계도 "PACS는 돈 안들이고 한다"는 시장원리를 저버린 인식을 과감히 파기하고 기술과 제품에 걸맞는 비용 지불을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으면 모처럼 세계적 수출상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술을 우리 스스로 목죄는 우를 범할지 모른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된다.

그런 측면서 금년 한해가 PACS 업체들과 병원들의 거래 관행 변혁이 국내 PACS업체와 그 기술의 향배를 좌우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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