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국내 코로나19 방역에 결정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진단시약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세계 각국의 수입 또는 지원요청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코로나19 진단시약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기업을 방문, 기업과 연구진의 노고를 격려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이날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25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의 코로나19 진단시약 개발·생산 업체인 ‘씨젠’을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이어 열린 간담회에는 코젠바이오텍 남용석 대표, 씨젠 천종윤 대표, 솔젠트 유재형 대표, SD바이오센서 이효근 대표, 바이오세움 임현순 대표가 참석했다.
이들 기업들을 일일이 거론한 문 대통령은 “한국바이오 기업의 발빠른 진단시약 개발이 코로나19 극복의 발판이 됐다”면서 신속한 대처에 감사를 표했다.
긴급사용 승인제도는 2016년 메르스 발생시 최초 도입됐다. 감염병 대유행 예방을 위해 긴급하게 사용이 필요한 의료기기 심사절차를 간소화해, 한시적으로 신속하게 제조·판매·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문 대통령은 “위기 때 진짜 실력이 드러난다. 여러분은 국내 확진자가 한 명도 없었던 1월 중순부터 세계 어느 기업보다 먼저 진단시약 개발에 착수했고, 인공지능을 활용해 그 기간도 크게 단축했다”고 치하했다.
이어 “원래 하루 정도 걸리던 검사시간을 6시간으로 단축했고, 지금은 더 단축됐다고 알고 있다”면서 현재 어느 수준까지 왔는지를 물었다.
이에 천종윤 씨젠 대표는 “1만명을 동시에 (검사)하는데 6시간에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4월 중순이면 어떤 변이도 대응하는 것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추경에 반영된 치료제 개발 R&D 투자와 신종 바이러스 연구소 설립뿐 아니라 바이오벤처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등 요청 쇄도···방역당국 “여유분에 대해 수출 진행”
최근 국내 진단 키트를 수입하고 싶다는 국가는 이란, 네덜란드 등 47개국, 또 인도적인 지원을 해달라는 곳도 39개국 등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덴마크의 경우 한국 업체의 진단 키트 제공을 거부한 정부가 뒤늦게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일부 국가는 중국 진단키트 협조를 거부하고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우리나라 제품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처럼 정상들이 직접 지원을 요청한 나라도 있다. 독일은 우리나라의 빠른 검사 능력과 확진자 추적 방법을 적극적으로 채택 중이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모두 지원해줄 수는 없어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면서 “국내 수급상황을 살피면서 균형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코로나19 대책 논의를 위한 전화 통화를 언급, “트럼프 대통령이 방역 물품들을 긴급하게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해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의료장비는 ‘진단키트’라고 설명한 문 대통령은 “정부가 업체들의 수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 방역당국은 "제조사들이 생산량을 늘리고 있어 이미 국내에는 충분한 물량이 확보돼 있는 만큼 수출을 해도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미 하루 2만건 가까이 검사할 수 있을 만큼 시약을 확보한 상황에서 최근 생산량이 늘어난 덕분이다.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로의 수출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진단 시약은 5개 회사를 통해 국내 사용에 충분한 시약을 확보하고 남는 여유분에 대해선 일부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며 “방역에 필요한 시약 재고관리에는 차질이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