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 병용요법, 타그리소 임상시험과 설계 차이"
조병철 교수, MARIPOSA 對 FLAURA2 설명회···"기울어진 운동장서 임상 비교"
2023.10.30 05:39 댓글쓰기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교수가 제약바이오협회에서 렉라자 병용치료 임상인 마리포사 임상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최진호 기자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교수가 렉라자 병용치료와 타그리소 병용 임상 데이터 비교를 하는 데 있어 일부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직접 설명에 나섰다.


지난 10월 27일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교수(센터장)가 서울 서초구 제약바이오협회에서 유한양행 렉라자(레이저티닙)와 존슨앤존슨(J&J)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병용 연구인 마리포사 임상 연구 데이터 설명회를 진행했다.


조병철 교수는 금년 9월 싱가폴 폐암학회서 발표된 플라우라2(FLAURA2)와 10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공개된 마리포사(MARIPOSA) 임상 연구 결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비교,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는 최근 일부 언론 등에서 쏟아지는 잘못된 비교 정보들을 지적하며 마리포사 임상 데이터가 가지는 의미를 정확히 알리기 위해서다. 조 교수는 마리포사 임상책임자(PI)로 연구를 주도했다. 


앞서 마리포사 임상이 기존 표준 치료제 '오시머티닙+화학항암요법' 병용 연구 결과(mPFS 25.5개월 또는 29.4개월(BICR))를 압도할 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마리포사 mPFS가 23.7개월로 압도적 데이터를 내놓지는 못했다.


결과적으로 오시머티닙 단독 요법 mPFS 16.6개월에 비해 마리포사 병용이 데이터상 우월했지만, 1차 치료 평가에서 시장이 기대하던 'mPFS 30개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해 주가도 하락했다.


조 교수는 설명회를 통해 "1차 평가지표인 마리포사(Lazertinib·Amivantamab 병용 vs Osimertinib) 임상 안에서 진행된 연구 내용을 강조, 비교 대상이 아닌 것과의 비교는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조병철 교수는 “마리포사는 임상 과정에서 모든 환자들을 대상으로 8주마다 뇌 MRI, 컴퓨터단층촬영(CT)을 진행했기 때문에 PFS가 짧아질 수밖에 없다”며 “임상을 보다 촘촘하게 진행한 건데 FLURA2 임상 결과 자체와 비교하는 것은 넌센스”라고 주장했다.


렉라자 병용과 타그리소 병용의 mPFS(무진행생존기간) 비교 관련 항간의 우려에 대해서는 mPFS 임상 환경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임상 과정에서 CT, MRI 등 검사로 인해 자연스럽게 종양이 다시 관찰될 경우 PFS는 짧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애초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임상이 비교되고 있는 것”이라며 “실제로 두개외 무진행생존률(Extracranial PFS)의 경우 27.5개월로 타그리소 18.5개월보다 9개월 이상 차이가 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임상은 스피드건을 50km마다 찍었는데, FLURA2등은 100km마다 찍었다"며 "그래서 100km에 준하는 데이터를 토대로 시뮬레이션 했을 경우 우리 PFS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교수가 제약바이오협회에서 렉라자 병용치료 임상인 마리포사 임상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최진호 기자
병용치료, PFS 늘지만 부작용 불가피···표준 치료 키는 'OS'


조 교수는 두 임상에 대해 내년 하반기에 공개될 전체생존율(Overall Survival, OS) 데이터가 특히 중요할 거라고 바라봤다. 


조 교수는 “항암 병용요법이 OS 베네핏을 입증하지 못하는 한 의료진 입장에서 병용치료를 포기할 수 밖에 없다”라며 “물론 OS에 통계적 유의성이 있다면 모두 병용 요법을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JP모건이 폐암 치료제 시장 점유율 확대의 의미있는 지점으로 ‘OS’를 내세운 것처럼, 관련 치료제 임상에서 공개될 OS 데이터에 따라 해당 치료제가 ‘표준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렉라자의 병용요법이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의 임상진료 가이드라인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현재 가장 중요한 데이터로 OS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조 교수는 “내년 말에 OS 데이터가 증명 된다면 독성 매니지먼트 자체는 그렇게 힘들지 않다”라며 “기본적으로 FLURA2는 데이터가 없고 마리포사는 강한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OS에 대해 생각 해볼 수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용을 해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생존기간이 늘어나는 거지만 반대로 부작용은 증가할 수 밖에 없다. 그걸 얼마나 감내하느냐의 문제”라며 “하지만 환자에게 중요한 것은 여전히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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