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처방관···무엇을 기준으로 약(藥) 선택하나
대학교수 4명 패널토론, 신약 처방 기준 등 공유···"설득 위한 소통 중요"
2023.07.15 05:10 댓글쓰기

의사들이 제약바이오 기업 신약에 대해 자신들의 처방 기준을 공유하고 신약 처방과 관련한 바이오 기업들의 전략 등에 대해 조언을 했다.


13일 한국바이오협회가 바이오 종합 컨벤션 ‘바이오플러스 인터펙스 코리아 2023’에서 제약바이오 기업의 신약 개발 이후 의사들의 현장 처방 기준을 주제로 한 전문세션을 마련했다.


이날 세션은 ‘의사들이 말한다. 나는 무엇을 기준으로 처방하는가’를 주제로, 의사들이 임상 현장의 신약 처방 기준 및 병원 행정 과정에서 신약 수용 여부, 자신만의 기준 등 의견을 공유했다.


이승훈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이연아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김현수 고려대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교수, 박연철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가정의학과 부교수가 패널로 참여했다.

왼쪽부터 이승훈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가 맡았고, 이연아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김현수 고려대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교수, 박연철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가정의학과 부교수. 사진=최진호 기자

환자 필요 따른 처방···동등한 제품은 '의사 데이터' 누적 필요

이연아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독점적 신약 및 2개의 경쟁 신약, 제네릭이나 바이오시밀러 등으로 처방 기준을 나누면 독점신약의 경우 그 약이 필요한 상황, 환자 필요에 따라 쓴다”고 말했다.

이어 “효과와 안전성은 기본적으로 보고 믿을만한 임상데이터가 있는지, 비용은 어떤지, 투여경로에 따른 차이는 없는지, 환자마다 선호도는 어떤지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교수는 독점 신약이 아닌 동등한 효과와 안전성을 가진 경쟁 신약의 경우 경험적 데이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이 교수는 “경쟁 신약은 경험이 쌓일 때까지는 비슷한 비율로 처방을 한다”며 “약제마다 일장일단이 있지만 동일한 효과의 약이라면 50대 50으로 써보다가 나름의 지표가 생기면 해당 약을 주로 쓴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지표가 있음에도 영세한 제약사들이 썼을 때 효과가 미미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에 오리지널을 선호했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이 바이오시밀러에서 앞서 나가고 있고 효과와 안전성 데이터는 비슷하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신약에 대한 '정보 비대칭성' 등도 처방 기준 중 하나라는 견해도 나왔다. 신약이 나오더라도 기존에 쓰던 약이 있고, 해당 신약에 대해 확신이 없다면 바꾸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박연철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가정의학과 부교수는 “가격이 싸고 효능이 동등하고 안전해도 처방하지 않기도 한다”라며 “근거중심 처방을 내려야 하는데, 매일 신제품이 쏟아져 약에 대한 정보를 모두 알기 어려워 의사 본인이 아는 선에서 처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혈압, 당뇨병 등의 약물은 수백 개에 달하는데 10원 더 싸다고 새로운 약을 처방할 수도 없고 결국 약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은 의사에게 있기 때문에 확신 위에서 처방하지, 무작정 바꾸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기업 신약, 병원 DC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의사 커뮤니케이션' 중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에서 신약을 출시한다고 하더라도 대형병원(상급종합병원)의 경우 ‘드럭 커미티(drug committee)’라고 불리우는 약물심사위원회를 거친 후 처방이 이뤄질 수 있다.

박연철 교수는 “병원마다 DC 운영체계가 다른데, 우리는 교수별로 요청할 수 있는 쿼터가 있고 약제를 검토한 후 심의여부를 결정한다”며 “DC에 요청하는 약제는 기존약 대비 효과가 좋거나, 훨씬 안전하거나 약값이 싼 제품이다”라고 말했다.

환자가 복용 후 생기는 문제는 1차적으로 의사 책임이다. 무작정 DC에 신약을 추천할 수 없다. 제약사들이 얼마나 좋은 약인지에 대해 충분히 의사들에게 설명하고 각인시켜야 하는 이유다. 

실제로 대형 제약바이오사들은 의사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네트워크 형성에 힘을 쏟고 있다. 여기에 의사가 신뢰할 근거 제공과 학회·세미나 등 의사와의 관계를 쌓고 설득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이연아 교수는 항상 30% 환자는 약의 상황을 반영하지 않는 환자들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약에 대한 수요는 계속 있다고 본다. 그런데 이전에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약제와 다르지 않다면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후발자가 선두를 따라잡기는 어렵기 때문에 그 약들이 갖는 특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야 된다”면서 그런 것은 의료 현장에 답이 있으니 의사와의 협력이 중요하다 말씀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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