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약연구소, 코스닥 입성 무산···CRO사 진입 제동
보완자료 요구 등 예비심사 철회, 업계 '거래소에서 연구인력 포함 엄격히 분석'
2022.02.07 05:4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한국의약연구소가 최근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철회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최근 CRO 업계에서는 상장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2020년 드림씨아이에스를 필두로 지난해에는 에이디엠코리아와 씨엔알리서치가 코스닥 상장사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CRO의 기업 경쟁력을 키우려면 무엇보다 인력 수급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임상 분야 특성상 인력이 곧 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인력 확보가 향후 상장 여부를 결정할 열쇠도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금년 1월 11일 한국의약연구소는 지난해 9월 3일 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4개월 만에 예비심사를 철회했다. 예비심사는 해당 업체가 상장자격을 갖췄는지 평가하는 절차다. 
 
예비심사가 일반적으로 영업일 기준 45일가량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약연구소는 심사가 보통의 경우보다 장기간 계류 중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약연구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지연되는 부분이 있어 예비심사 청구를 철회했다”며 “이외에는 자세히 설명드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예비심사 청구 기업에 추가 보완자료를 요구할 경우 심사가 길어질 수 있다”며 “심사 미승인 시 그 사유가 기재된다. 향후 악영향을 막기 위해 자진 철회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설명헀다. 
 
이로써 최근 임상 CRO 업계에 불었던 상장 바람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 전망이다. 2020년 5월 22일 상장에 성공한 드림씨아이에스를 시작으로 지난해 6월 3일에는 에이디엠코리아가, 구랍 17일에는 씨엔알리서치가 각각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이들 업체의 희비가 엇갈린 이유로 ‘인력’을 꼽았다. CRO 업무 특성상 인력이 곧 회사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의미다.
 
실제로 최근 상장에 성공한 CRO 회사들과 한국의약연구소를 비교하면 연구인력 등 측면에서 차이가 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드림씨아이에스의 경우 지난해 공시된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245명(기간제 10명 포함)으로 다른 회사에 비해 많은 임직원이 재직하고 있다. 에이비엘코리아의 경우에도 3분기 보고서 기준 111명이 직원이 근무 중이다. 지난해 12월 상장한 씨엔알리서치의 경우 국민연금 데이터 기반 기업정보 사이트 크레딧잡 기준 430명의 임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약연구소는 직원 수가 크레딧잡 기준 62명에 그쳤다. 기존 상장 CRO 대비 인력적 인프라에 약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한 CRO 기업 관계자는 “CRO는 임상을 관리하는 임상모니터요원(CRA) 인력에 의존하는 구조다. 따라서 가장 중점적인 변수가 인력이다. 일반적으로 CRO마다 강점이 있는 분야가 다른데, 이 또한 그 회사에 어떤 CRA가 있느냐의 차이에서 온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바이오 업계가 전반적으로 고성장에 있는 것은 맞다. 최근 3~4년간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했다”며 “하지만 기업 성장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상대적으로 약세인 분야의 CRA를 보강하는 수밖에 없다. 좋은 CRA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해 CRO 분야 인력 수급 경쟁은 치열했다. 씨엔알리서치는 지난해에만 100명을 새로 채용하면서 인력을 대거 확보했다. 드림씨아이에스도 작년 50명 이상의 인력을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CRO 관계자는 “최근 임상시험 분야는 인력시장 자체가 기업에게 불리한 상황”이라며 “이직률이 높은 데다 핵심인력이 이직하게 되면 매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업들이 상장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면 가장 우선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인력 충원이다. 그만큼 임상 분야에서는 좋은 인력 확보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의약연구소 관계자는 “현재도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회사에 적합한 좋은 인재가 지원한다면 당연히 채용할 것”이라며 “다만 전반적으로 업계에 인력 이동이 있다 보니 당장 대규모로 직원 수를 늘리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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