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셀트리온 등 국내 제약사, '대규모 M&A' 활발
제약산업 규모 확대·재무건전성 강화 포함 경쟁력 확보 차원 추진
2020.07.23 06:3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GC녹십자, 셀트리온 등 국내 제약사들이 해외 제약사를 비롯해 다양한 업체들과 계열사 매각, 사업권 인수 등 '빅딜'에 나서 주목되고 있다.

국내 제약산업의 규모가 커지고 기업마다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사업영역 재편이 나서면서 빅딜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GC녹십자 지주사인 GC녹십자홀딩스는 지난 20일 GC북미 혈액제제 계열사 2곳을 세계 최대 혈액제제 회사인 스페인 그린폴스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GC가 북미 생산법인 GCBT와 미국 혈액원 사업 부문 GCAM을 5520억원에 판 것이다. 창사 이래 처음 해외 계열사 두 곳을 정리한 이유는 사업 여건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고려해 내실을 높이기 위한 선제 조치였다.

GCBT의 경우 설비투자가 완료됐지만 현지 바이오 생산공정 전문인력 부족으로 지난 2018년부터 본사에서 인력·기술 지원을 받아왔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하늘 길이 끊기면서 내년 정도로 계획했던 자립이 미뤄질 것으로 보이고 본사 인력 지원도 덩달아 어려워짐에 따라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 

GC녹십자 그룹은 이 외에도 올해 3건의 인수합병(M&A)을 단행했다. 지난 2월 GC녹십자헬스케어를 통해 국내 1위 전자의무기록(EMR) 솔루션 기업 ‘유비케어’를 인수했다.

4월에는 빅데이터 전문기업 ‘에이블애널리틱스’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으며, 5월에는 핵심사업군이었지만 중국산 저가 제품에 밀려 매출 악화가 지속됐던 혈액백 사업을 과감하게 구조조정했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제약사의 사업 부문 일부를 인수해 케미컬의약품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섰다. 지난 6월 3324억원을 투입해 다케다제약의 아·태 지역 제품군에 대한 권리 자산 확보를 위한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계약을 통해 한국을 포함한 태국, 대만, 홍콩, 마카오,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등 9개 시장에서 판매 중인 전문의약품 및 일반의약품 브랜드 18개 제품의 특허, 상표, 판매에 대한 권리를 확보했다.

셀트리온은 처음으로 성사시킨 대형 M&A로 바이오시밀러 사업 위주에서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자평했다.

그간 국내 제약업계에는 M&A가 드물었다. 주요 사업을 사고 팔면서 단숨에 성장했던 글로벌 제약사들과 달리 오너 중심의 사업구조와 영세한 산업 구조 탓에 수요가 적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약산업 규모가 나날이 커지고,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회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해졌다. 취약한 파이프라인을 보충하고 시너지 창출을 하기 위해 M&A에 눈을 돌리는 업체들이 늘게 된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국내 제약업체들은 제네릭 판매 위주 사업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영세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 "그러나 한미약품을 필두로 연구개발(R&D) 사업에 대한 투자가 늘고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제약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연구개발을 통해 대형 제약사들과 기술수출 계약을 맺고 해외 진출의 기회가 열림에 따라 국내 제약사들도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제약산업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늘면서 제약산업 규모 자체가 커지면 더 많은 대형 딜이 생겨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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