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 클로로퀸, 메트포르민 병용시 위험'
사전 논문 공개 사이트 BioRxiv 게재, '약물 병용한 쥐 가운데 30~40% 죽어'
2020.05.12 05:0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두가 조심스러운 사회 분위기지만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들이 있다. 바로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분류되고 있는 당뇨병 환자들이다. 최근 방역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사망자 중 약 50%가 당뇨병 등 내분비계 질환을 앓았다. 감염 우려 때문에 환자들은 치료제 처방을 위해 병원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은 불편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꼽히던 클로로퀸과 당뇨병치료제 병용시 위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돼 환자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편집자주]
 
코로나19의 유력한 치료제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차례 연급했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하 HCQ)과 클로로퀸(이하 CQ)이 당뇨병 치료제와 병용시 독성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포브스에 따르면 이러한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는 최근 사전 논문 공개 사이트인 BioRxiv에 게재됐다.
 
특히 당뇨병 환자들의 경우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분류되고 있는 만큼 후속 연구 등을 통해 실제 부작용 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연구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또는 클로로퀸과 당뇨병 약인 메트포르민을 함께 투여한 쥐의 30-40%가 사망했다. 동일 용량의 약물을 단독 투여했을 때는 쥐의 생존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HCQ CQ는 일반적으로 류마티스 관절염 및 루푸스와 같은 자가면역 질환이나 말라리아를 치료하는데 사용된다. 임상시험에서는 특정 유형의 암 치료에 초기 가능성도 보여준 바 있다.
 
해당 연구를 진행한 루드비히 암연구소(Ludwig Institute for Cancer Research)Chi Dang 소장과 MD 앤더슨 암센터의 Anirban Maitra 학술 간사는 우리가 HCQCQ와 메트포르민 조합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각각의 약물이 모두 췌장암에 항종양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HCQCQ뿐만 아니라 메트포르민 역시 기존 연구에서 췌장암 환자의 치료제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었다. 하지만 두 약물을 조합하자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결과가 나왔다.
 
아둘운 놀랍게도 HCQCQ 모두 메트포르민를 함께 투여한 쥐들의 사망률이 30~40%에 달했다반면 단일 치료군에서는 사망자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원래 연구 목적에 따라 일부 쥐들은 췌장암이 있었지만 해당 약물 조합은 췌장암 유무에 관계없이 유사한 수준으로 치명적인 결과를 보여줬다.
 
저자들은 종양이 없는 쥐에서도 해당 약물 조합이 유해한 효과를 보였다면서 췌장암 여부와는 무관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두 약물이 부정적인 상호 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과학적인 개연성도 있다. 두 약물 모두 자가포식(autophagy)이라는 과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논문은 "자가포식은 문자 그대로 자신을 먹는 것을 의미하며 우리 몸의 세포가 노화 단백질을 재활용해 새로운 단백질을 합성하는 품질 관리의 한 형태라며 “HCQCQ는 모두 자가포식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으며 실제로 이는 췌장암과 같은 종양에 사용하기 위해 중요한 특성이라고 밝혔다.
 
반면 메트포르민은 자가포식을 유도할 수 있으므로, 이 재활용 과정에 관여하는 두 가지 약물이 동시에 사용됐을 때 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해당 조합을 사용함에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호주 대학교 전염병 전문가 Gaetan Burgio 박사는 이 연구는 두 약물의 조합의 독성을 간결하게 증명했다동일한 결과가 인간에게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메트포르민은 수 백만명의 당뇨환자들이 복용하는 치료제이며 HCQCQ는 심장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해당 조합 자체의 독성 여부를 차치하더라도 HCQCQ는 부작용이 득보다 클 수 있으므로 그러한 병용 요법을 사용하기 전에 의사와 상담을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Prescriber 's Digital Reference online에서는 HCQ를 메트포르민을 비롯한 당뇨병 치료제와 병용 투여 할 때는 혈당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HCQ와 당뇨병 치료제를 병용한 환자에게서 심한 저혈당 증상이 보고된 바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해당 연구 내용을 해석함에 있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이번 연구와 상반되는 결과가 나온 기존 연구도 있다. 2014년에 인도에서 276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소규모 연구에서는 2형 당뇨병 치료법으로서 메트포르민과 HCQ 조합의 내약성이 나쁘지 않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또 이번 연구는 인간이 아닌 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동물에게 약물 테스트를 하는 것은 모든 새로운 치료법이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에 들어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중요한 단계다.
 
그러나 일부 약물은 동물과 인간에게서 다르게 작용하므로 실제로 HCQCQ와 메트포르민의 병용이 인간에게서도 독성을 보일지는 검증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이 연구는 아직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 Peer review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과학 저널에 게재되지 않은 상황이다. 추후에 해당 연구의 결과가 완전히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해당 논문을 발표한 저자들은 이 결과를 알리는 목적은 사람들에게 공포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쥐에게서 나온 치사율이 사람에게도 나타나길 바라지 않는다. 다만, HCQCQ와 메트포르민 사이의 약물 상호 작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함께 인식이 제고될 것을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CQHCQ는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크지 않으며 오히려 심장 관련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가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버지니아대 코로나19 환자 368명을 분석한 결과, HCQ를 복용한 환자 97명의 사망률이 27.8%에 달한 것이다. 이는 약을 복용하지 않은 환자의 사망률,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아지트로마이신을 병용한 환자들 사망률(22.1%)보다 오히려 높은 수치였다.
 
프랑스와 브라질에서 진행된 임상시험에서도 심장 이상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돼 CQHCQ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는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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