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국내 설립된 글로벌제약사 중 최대 매출을 기록, 가장 큰 조직이 운영되고 있는 MSD가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며 나뉘게 된다.
그동안 글로벌제약사들이 인수‧합병‧분할을 거치면서 한국법인에서의 노사 갈등이 빈번했던 만큼 한국MSD 내부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에선 기존 매각 및 분할됐던 곳들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오히려 사업부가 커지면서 인력 확대, 승진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9일 외신 및 한국MSD에 따르면 MSD는 여성 건강, 심혈관, 호흡기, 통증 분야 및 바이오시밀러 사업 부문을 새로운 독립 상장회사(가칭 NewCo)로 분할한다.
아울러 기존 MSD는 항암제와 백신, 스페셜티 제품, 동물건강 분야 등 나머지 의약품과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새로운 회사(NewCo)는 피임 및 불임 관련 제품을 바탕으로 심혈관, 피부, 호흡기, 통증 등 전 세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규모와 입지를 가진 여성건강 회사가 목표다.
향후 수개월 동안 새로운 법인 설립 계획이 수립, 진행된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계획에 따라 법인 설립 및 분사 계획에 동참하게 된다.
한국MSD 관계자는 “이번 기업 분할은 기존 의약품 중 일부가 더욱 집중적인 비즈니스 모델에서 지원받는다면 훨씬 더 많은 환자에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내려진 결정”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MSD는 연구 중심 바이오 제약회사로써 입지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며 “보다 집중적인 사업 모델은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보다 빠르게 적응,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MSD와 NewCo가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별도 독립적인 회사로 운영되면 한국MSD 매출의 40% 가까이 줄게 된다. 매출 및 조직구성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글로벌제약사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700명이 넘는 임직원이 속해 있는 사업부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앞서 한국머크, 한국다케다제약, 갈더마코리아 등은 합병, 매각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최근까지 극심한 노사갈등을 겪어왔던 터라 내부의 불안감은 큰 상황이다.
현재 회사는 “글로벌본사가 정하는 사업부 운영모델에 따라 소속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오는 3분기경 거취 여부를 개별 안내하겠다고 통보한 상태다.
직원들의 우려에 대해 회사는 “ERP(명예퇴직), 인력감축은 절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커진 사업부에는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MSD가 전세계에서 가진 비중은 1% 남짓이지만 새로 생기는 회사는 글로벌 3위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위상이 달라지면서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MSD 관계자는 “이번 분할은 비용절감이 아닌 장기 성장을 위한 결정이다. 분할 이후 생겨난 포지션과 기회는 직원들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