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솔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후보물질 'P2K(SB-01)'가 미국 임상 3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는 데 실패하면서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최대주주인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가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엔솔바이오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기존 26.58%(350만주)에서 29.46%(390만주)로 '2.88% 증가'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솔바이오 최대주주인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는 지난달 18일 엔솔바이오 주식 40만주를 추가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형 대표 지분은 기존 26.58%(350만주)에서 29.46%(390만주)로 2.88% 증가했다.

형 대표는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후보물질 P2K가 미국 임상 3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는 데 실패하면서 엔솔바이오 투자 심리가 악화되면서 거래 유동성이 현저히 부족한 코넥스 시장에서 3번 연속 하한가를 기록해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간에 현금 확보가 필요한 일부 주주들의 현금 유동성 확보를 도와주고자 40만주를 1만8250원에 총 73억 원을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다.

P2K를 기술이전받은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는 앞서 지난 1일 퇴행성 디스크 질환 관련 만성 요통 환자를 대상으로 한 SB-01 임상 3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P2K 투여군이 1차 평가 지표인 통증 강도 및 통증 관련 기능에서 67% 성공률을 기록했으나, 위약군 역시 예상보다 높은 개선 효과를 보여 유의미한 차이를 확보하지 못했다.

발표 이후 엔솔바이오 주가는 급락했다. 코넥스 시장에서 지난 8월4일~5일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으며 6일은 전 거래일 대비 14.92% 하락 마감했다. 발표 직전 2만9600원에서 3거래일 만에 1만8250원으로 38.3% 주저앉았다.

"포트폴리오 하나만 성공해도 시총 상회"

김해진 엔솔바이오 대표는 P2K 임상3상 결과와 개발 방향, 보유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별 사업 개발(BD)과 연구개발 현황 및 계획을 공유하며 진화에 나섰다.

먼저 김 대표는 "P2K 임상을 진행했던 스핀바이오파마도, 우리도 빈 주사기가 일부에서 우수한 위약 효능을 나타냈다는 현실에 할 말을 잃었다"며 "일어날 수 없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기에 반드시 무슨 문제가 있을 것이지만 그것은 사업적 역량이 탁월한 스핀바이오파마가 잘 해결할 것으로 알고 우리는 심기일전해 더욱 연구개발에 매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탑라인 결과 발표에서도 P2K 약물은 이전 임상1상, 2상 결과와 일관되게 탁월한 안전성과 우수한 효능을 보여줬다"며 "P2K 약물에 약효가 없어서 1차 평가 지표가 미충족된 것이 아니고 대조군 일부에서 예상치 못한 높은 효과가 나타나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해 1차 평가 지표를 충족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끝난 STUDY-1 결과와 한국에서 이뤄졌던 임상1상 및 임상2상 결과 전체를 기반으로 FDA와 가속 승인을 모색하기 위해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김 대표는 ▲골관절염 치료제 E1K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M1K ▲경구용 비만 치료제 H1K ▲PDC용 펩타이드 D1K ▲면역항암제 병용 항암제 C2K 등 보유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 현황도 공개했다.

특히 골관절염 치료제 E1K의 경우 지난 5월 28일 임상3상 IND(임상시험 허가신청)를 제출해 현재 식약처가 심사 중인 단계로, 형인우 대표가 임상3상에 소요되는 200억 원의 자금을 투자했다고 강조했다.

형인우 대표는 "엔솔바이오는 하나의 포트폴리오만 성공한다고 해도 현재 2000억 원대 시총을 훨씬 상회할 만한 파급력을 가진 포트폴리오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향후 이들의 진행 과정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형인우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 처남으로 중장기 투자를 하는 전문개인투자자다. 알테오젠 지분도 5.11% 보유하고 있다.

엔솔바이오의 경우 최대주주이지만 이사진 합류나 경영관여 없이 단순투자자로 지원하고 있다.

금년 6월 유한양행이 보유 중이던 지분 6.57%를 약 140억 원에 전량 인수, 최대주주에 올랐으며 지난달 204억 원대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