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1일 전공의와 ‘비공개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공의 집단사직 등 의료대란 사태와 관련,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 집단사직과 관련해 그 동안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며 전공의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왔으나 비공개 만남 등 설득도 병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12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적극적으로 의료계와 소통해 나갈 것이다. 전공의들 요청에 따라 비공개 대화를 나눴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차관은 “어느 병원 누구를 만났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다”면서 “의료현장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설득에 대한 노력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직 전공의들 대상으로 면허정지 등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던 상황에서, 정부가 전공의와 비공개 만남 등 사실을 공개하면서 설득 과정도 병행되고 있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박 차관은 또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가 전원 사직 의사에 대해선 “집단사직으로 환자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철회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대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에 대해 정부가 진정성 있게 합리적 방안 도출하지 않는다면 오는 18일부터 사직서 제출 계획을 밝힌 상황이다.
정부는 이번 집단사직 사태를 근거로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대학병원 의료체계를 ‘전문의’ 중심으로 바꿀 계획도 공개했다.
박 차관은 “수련생인 전공의를 값싼 노동력으로 활용해 온 병원 운영 구조를 이번 기회에 전면 개편해야 한다. 대학병원을 ‘전문의 중심’으로 바꿔 수련생 전공의를 제대로 수련토록 하면서 환자에게는 전문 중심의 질 높은 의료를 제공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은 정부가 지난 2월 발표한 4대 의료개혁 과제 중 하나다.
국내 상급종합병원 전공의 비율은 30~40%로, 미국, 일본 등 주요국 전공의가 10% 내외라는 점을 고려할 때, 비정상적인 구조라는 게 업계 지적이다.
정부는 다음 주 중 전문의 중심 병원 등에 대한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최진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