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기대했지만 씁쓸한 추가모집···소청과 참담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 지원 '0명' 속출···서울대 등 빅5 병원 겨우 체면 유지
2021.01.07 05:4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박정연 기자] 올해도 이변은 없었다. 많은 병원들이 추가모집에 기대를 걸었으나 결과는 참담했다. 전기와 후기모집에서도 기피 현상이 심했던 소아청소년과는 추가모집 역시 지원자를 찾기 어려웠다.

데일리메디는 지난 6일 2021년도 레지던트 추가모집 결과를 실시간으로 공개했다. 총 72개 기관이 집계됐고, 이들 병원이 모집한 전공의 인원만 520명에 달했다.


이번 레지던트 추가모집은 예년에 비해 2~3배 많은 의료기관이 참여했다. 상급종합병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전기와 후기모집에서 충원에 실패했던 소아청소년과와 가정의학과 레지던트를 모집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데일리메디가 집계한 72개 의료기관 소아청소년과에 지원한 레지던트는 총 76명으로, 충원율은 14%에 불과했다. 기관별로 보면 23개 기관만이 지원자를 받았다.


삼성서울병원은 소아청소년과 5명 모집에 3명이 지원해 충원에 실패했다. 통합모집을 실시한 가톨릭의료원은 49명 정원에 10명만이 지원했다. 소청과의 경우 지원자가 전무했다. 그나마 외과는 8명 정원을 모두 채웠다.

세브란스병원 역시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11명 모집에 나섰으나 지원자는 2명에 그쳤다. 다만 가정의학과는 4명 모집에 4명이 지원해 정원을 채웠다.

서울대병원은 전체 5명 모집에 8명이 지원해 유일하게 정원보다 지원자가 많았다. 탄력정원으로 계산된 방사선종양학과에 3명이 몰렸다.

특히 1명을 모집한 소청과에 2명이 지원했고, 2명의 정원을 배정받은 가정의학과에도 3명이 지원해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아산병원 역시 가정의학과 3명 모집에 4명이 지원해 1.33: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소청과의 경우 4명 모집에 3명이 지원해 미달됐다. 

빅5 병원을 제외하면 소아청소년과 지원자는 양산부산대병원 2명, 길병원 1명 등 총 3명에 불과했다. 


상급종합병원 승격도 영향 미비...‘비인기과’ 기피 심화


비인기과 기피현상은 추가모집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제4기 상급종합병원으로 승격된 병원들도 추가모집에서 일말의 기대를 했지만 결과는 역시나 였다.


경찰병원은 내과 1명에 3명이 몰려 경쟁을 기록했지만 가정의학과는 6명 모집에 지원자는 전무했다. 고려대의료원은 가정의학과와 산부인과가 각각 4명 모집에 2명씩 지원했다.

중앙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 또한 비인기과 모집에 실패했다. 중앙대병원은 소청과 3명 모집에 지원자 0명, 강동경희대병원 역시 소청과 2명에 지원자는 없었다.

단국대병원 역시 소청과와 가정의학과에서 각각 2명씩 모집했지만 접수된 원서는 없었다.


올해 상급종합병원으로 승격한 울산대병원과 삼성창원병원도 추가모집에 실패했다. 울산대병원은 소청과 2명, 가정의학과 2명, 비뇨의학과 1명, 흉부외과 1명, 병리과 1명 등 총 7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는 ‘0명’이었다.


삼성창원병원 또한 가정의학과 1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가 없었다.


소청과와 가정의학과의 기피 현상은 기존 상급종합병원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경북대병원, 전남대병원, 전북대병원, 충남대병원 등 국립대병원은 물론 동아대병원, 한양대병원, 건국대병원, 경희대병원 등도 모집에 실패했다.

지방 A중소병원 관계자는 “가정의학과의 경우 지난해 정원 3명 중 2명 채웠는데, 올해는 지원자가 0명이었다”며 “내과 3년제 전환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지방 B대학병원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 승격 효과가 없었다. 추가모집 지원자가 0명에 그쳤다”며 “병원 규모보다 인기과·비인기과에 따라 쏠림이 심하다”고 전했다.


수도권 C의료원 관계자는 “모집할 수 있는 과목 자체가 정규모집에서도 모집이 어려운 ‘육성지원과’”라며 “예년과 마찬가지로 인기과는 점점 인기 많아지고 비인기과 기피현상은 심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방 소재 D대학병원 관계자는 “추가모집은 대체로 지원자가 없는데, 그래도 올해는 문의전화조차 없었다”고 전했다.
 

서울 E대학병원 관계자는 “추가모집은 지원자가 거의 없다”며 “소청과의 경우 지난해에는 5명 정원 중 4명이 전기모집 때 충원되고, 1명이 추가모집 때 충원됐는데 올해는 지원자가 없어 아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해진·박정연 기자 (hjhan@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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