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의대생들이 최종적으로 의사면허 국가시험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의대생들의 의사 국시 집단거부는 2000년 의약분업 사태 이후 20년 만에 있는 초유의 사태로, 당장 내년 의료인력 수급에도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공의들의 무기한 총파업 및 사직서 작성 예고에 이어 의대생들마저 국시 거부를 확정짓는 등 젊은의사들의 대정부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정부와 여당도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됐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이하 의대협) 조승현 회장은 17일 데일리메디와 통화에서 “오늘 새벽까지 이어진 회의 결과 최종적으로 본과 4학년들의 국시 거부가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어 “국시 거부와 관련해 실시했던 설문조사 결과 등 구체적인 내용은 회원들에게 공유를 거친 후 공개 예정”이라며 “오늘 밤에도 동맹휴학과 관련해 회의가 예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회의를 통해 의사국시 거부에 이어 동맹휴학까지 최종 결정될 경우 의대협은 사실상 자퇴를 제외한 모든 카드를 꺼내놓게 된다.
선제적으로 본과 4학년생들이 국시 거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 만큼 동맹휴학에 대한 의대생들의 의지도 더욱 끓어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의대생들 내부에서는 수업 및 실습 거부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여당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국시거부와 동맹휴학을 통해 보다 강경하게 나가야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의대협도 의협 주도 총파업 당일이었던 14일부터 의사국시 거부 관련 논의 및 설문조사에 착수했다.
조승현 회장은 14일 집회현장에서도 연자로 나서 “국시거부는 오늘 자정에 공지돼 아직 60%가 채 되지 않는 인원이 참여했지만 벌써 전체 응시자로 보면 50%에 육박한 인원이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완료된 설문 결과에서는 국시를 거부하겠다고 답한 비율이 80%를 상회한다는 이야기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의료계 내부에서는 “의대생들이 실제 국시 거부까지는 가지 않을 것” “내부에서도 이견이 많은 것으로 안다”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등 국시 거부가 실제로 이뤄질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들이 있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국시 거부가 현실화되면서 정부의 극적인 입장변화가 없는 한 내년 의사 배출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이와 관련 KAMC 한희철 이사장은 앞서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국시거부, 동맹휴학 등이 현실화되면 의료를 사실상 멈추는 것”이라며 “졸업생이 안나오고 의사가 한 해 배출이 안되면 문제가 커진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