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의료계가 한 달 넘게 이어져 온 거리에서의 투쟁을 끝내는 대신 합의문 이행 감시와 정책 제안 등을 통해 정부‧여당과 치열하게 다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공의들이 일단 병원 현장으로 복귀한 데 이어 의대생들 역시 상설감시기구 출범을 통해 기존의 단체행동을 통한 투쟁 방식에 변화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은 13일 있었던 대의원총회 결과 단체행동 일환인 동맹휴학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본과 4학년 대표단이 단체행동을 유보를 선언한 데 이어 예과 1학년~본과 3학년생들도 단체행동을 잠시 접기로 한 것이다.
아울러 의대협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 함께 정부의 합의문 이행을 감시하고 정부에 능동적으로 정책을 제언하는 ‘보건의료정책 상설감시기구’ 출범을 선언했다.
보건의료정책 상설감시기구는 ▲합의안 성실 이행 확인 ▲보건의료정책에 현장 목소리 반영 확인 ▲보건의료정책의 정치 논리에 따른 수립‧이행 감시 ▲지역의료 불균형 및 필수‧기피 과목 등의 의료문제 해결 ▲의료 정상화를 위한 능동정 정책 제안 등을 수행하게 된다.
이번 감시기구 출범은 의료계 투쟁을 가장 먼저 시작했던 학생들 요구에 따른 것이다.
시작은 전의교협-의대협만을 포함하고 있지만 향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의 젊은의사단체는 물론 의료계 여려 직역과 연대할 예정이다.
의대협 조승현 회장은 “국민을 위한 의료를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학생들의 의지”라며 “정부가 다시금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정책을 강행한다면 전 의료계와 함께 단체행동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사퇴한 대전협 비대위 역시 파업을 일시 유보하는 1단계 단체행동으로의 변화를 예고하며 상설감시기구의 발족 계획에 대해 밝혔던 바 있다.
그 과정에서 전체 전공의들의 의견 수렴 과정이 미비했다는 이유로 내부에서 반발이 나오며 비대위 집행부가 전원 사퇴하는 내홍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새롭게 들어선 대전협 임시비상대책위원회 역시 파업을 지속하는 대신 관련 법안들의 진행 상황을 감시하는 방식을 택한 상황이다.
대전협 관계자는 “현재 대전협 신구 비대위가 함께하는 통합 비대위 등이 논의되고 있다”며 “중앙 거버넌스 문제만 해결되면 상설감시기구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료정책연구소 안덕선 소장을 비롯한 여러 고문단도 참여해 의료계 내 유일한 정책감시기구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게 된다.
전의교협 권성택 회장은 “학생들에게 신망이 두터운 안덕선 교수님도 상설감시기구에 참여키로 했다”며 “추가적으로 고문 몇 분을 더 모시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