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방역에 집중해야 할 공공병원들이 첫 수능을 준비하느라 고충이 더해지고 있다.
기존 병상을 비우고 일반 고사장과 똑같은 환경을 조성해야 하기 때문에 책․걸상 정리, 환자 재배치와 같은 업무가 더해져 의료진 부담 또한 한층 가중됐다.
오늘(3일) 치러지는 2021학년도 대한수학능력시험(수능)은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팬데믹 상황 속 진행돼 지난 12월 2일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 수험생은 35명, 자가격리 수험생은 404명에 달한다.
정부는 수능이 1년에 한 번 국가 시험이라는 점을 고려, 확진자는 물론 자가격리자도 수능에 응시할 수 있도록 공공병원 등을 활용해 별도 고사장을 마련했다.
서울시는 수능 당일인 3일 새벽에 수험생이 확진 판정을 받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고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서울의료원에 11개, 남산생활치료센터에 40개 등 전용 고사장을 배정했다.
총 4명의 학생이 시험을 치를 예정인 서울의료원은 주무부처 담당관과 서울시교육청 장학사 등 관계자들과 소통 및 조율을 통해 고사장을 마련했다.
서울의료원 관계자는 “병실을 정리하고 일반 학교 수험장과 동일한 환경으로 고사장을 준비해야 했다”며 “책상, 걸상 반입부터 시험장 구성 등을 어떻게 진행할지 관계자들과 조율하며 진행했는데 모두가 처음 겪는 전례 없는 일이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그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급증과 수능이 겹쳐 의료진의 업무 부담이 크게 증가했음을 시사했다.
서울의료원 관계자는 “최근 확진자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인력 보강 없이 수능을 위해 별도 업무가 추가되니 의료진 과부하가 발생하고 있다”며 “책․걸상을 정리하고 보호필터를 씌운 칸막이 설치, 집기 정리, 환자 재배치 등 모두 의료진이 체크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또한 감독 교사 선생님들이 방호복을 착용해야 해 별도의 착․탈의 교육이 필요하고, 시험 종료 후 감염된 환자의 시험지 등은 밀봉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의료진 업무 부담이 커졌다”며 “그래도 수능이니까 어려운 상황 속에서 다들 열심히 노력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총 3명의 확진 수험생이 시험에 응시할 예정인 인천의료원도 고사장 마련까지 적잖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전언이다.
인천의료원 의료진은 “기존엔 한 병동 전체를 비워 고사장으로 마련하려고 했지만 최근 확진자가 급증해 병동 4곳만 사용하고 다른 곳은 확진자를 입원시켰다”며 “인천 교육청의 장학사 등 관계자들과 4차례 회의를 통해 병실을 학교 수험장과 동일한 환경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방호복을 입고 고사장을 준비해야 했기 때문에 다른 관리자 직원이 할 수 없어 부장, 과장들이 주말까지 출근해 책상을 옮기는 등의 업무를 맡았다”며 “감독관으로 오시는 분들의 방호복 착·탈의 교육을 진행했지만 익숙지 않아 도움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