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존폐 위기에 몰렸던 가톨릭중앙의료원 전공의협의회(회장 이정음, 이하 가전협)에 다시 활기가 돌고 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빅5 병원 중 유일하게 전공의협의회가 없었으나 지난해 전공의 단체행동 과정에서 20년 만에 결성돼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파업 종료 후 동력이 떨어지며 다시 해체될 위기에 처했었다.
11일 가전협에 따르면 최근 협의회는 이정음 회장(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임기를 회계 연도에 맞춰 8월31일까지로 연장하는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 86.4%가 찬성해서 이 회장의 임기 연장이 확정됐다.
이번 임기 연장 투표는 가전협 정상 가동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향후 가전협은 집행부 충원과 함께 정식 임의단체로 인가받기 위한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가전협은 전공의 파업 열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8월, 서민국 전공의를 초대 회장으로 선출하고 공식 출범을 알렸다. 가톨릭중앙의료원에 전공의협의회가 생긴 것은 통합수련병원제를 실시한 지 20년 만에 처음이었다.
당시 최오규 가톨릭의대 총동문회장과 가톨릭의대 출신 이광열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 등이 참여해 전공의협의회 출범을 축하했으며, 총동문회가 모금한 5240만원에 기금을 가전협에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야심차게 출범한 가전협은 출범한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위기에 봉착했다. 파업이 종료되고 산하 병원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들이 대거 불신임된 것이다.
이후 일부 병원에서는 새로운 대표가 선출되기도 했지만 병원별로 활동에 대한 온도차가 컸다. 일부 산하 병원에서는 차기 대표를 뽑는 선거조차 진행되지 않으면서 가전협은 그야말로 존폐 기로에 몰렸었다.
힘들게 만들어진 가전협이 이대로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없었던 몇몇 전공의들과 서민국 前 회장이 다시 모였다.
서민국 前 회장과 이정음 회장, 서연주 전공의, 신지은 전공의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빈사 상태에 놓인 가전협에 다시 숨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후원금 사용 허가를 받기 위해 총동문회의 문을 두드렸고 회칙을 새롭게 가다듬었다.
이어 가전협은 최근 투표 결과 이정음 회장의 임기 연장을 확정지었다. 안정적 기반이 확보된 만큼 집행부 모집, 임의단체 인가 등의 절차가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사업 기획에 나설 방침이다.
서연주 여의도성모병원 전공의는 “20년 만에 생긴 가전협을 사라지게 할 수는 없었다”며 “의미있는 일을 함께 해준 동료들과 후배들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해준 동문회 및 가톨릭중앙의료원 선배들에게 감사하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정음 가전협 회장은 "1천 여명의 전공의를 대표하는 회장직을 맡게돼 영광이다. 힘든 시기를 거치고 바쁜 일상으로 복귀했지만 언제든 전공의들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가전협을 더 활성화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