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 '포시가 vs 자디앙' 승자는?
서울대병원 김형관 교수팀, SGLT-2 제품별 심혈관질환 비교 분석
2023.08.16 14:34 댓글쓰기

당뇨병 치료제 종류에 따라 환자의 심혈관 질환 예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최근 심혈관질환 감소 효과로 주목받고 있는 SGLT-2 억제제 효능을 대규모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연구인 만큼 학계 관심을 모은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이희선 교수팀은 SGLT-2 억제제 2종류(다파글리플로진, 엠파글리플로진)를 사용한 당뇨환자 14만5504명의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 비교결과를 발표했다.


"포시가, 자디앙 대비 심부전 발생 위험 16%·심혈관질환 사망 위험 24% 낮아"


다파글리플로진은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 엠파글리플로진은 베링거인겔하임 ‘자디앙’으로 오리지널 제품이다. 


SGLT-2 억제제는 콩팥에서 포도당 재흡수를 유도하는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SGLT-2)’을 억제함으로써 포도당이 소변을 통해 배출되게 만들어 혈당을 낮춘다. 


당뇨병 치료약 중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최초로 보고돼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SGLT-2 억제제의 심혈관질환 감소 효과 연구는 주로 중증 합병증 환자나 서양인을 대상으로 진행돼 경증 동양인 환자도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는 아직 연구된 바 없었다. 


카나글리플로진, 다파글리플로진, 엠파글리플로진 등 SGLT-2 억제제 계열 약제 간 효능 비교도 부족했다.


연구팀은 이를 분석하기 위해 SGLT-2 억제제를 처음 처방받은 국내 경증 당뇨환자 14만명을 사용 약제에 따라 다파글리플로진 및 엠파글리플로진 그룹으로 구분했다.


이후 약 2년 1개월 추적 관찰을 통해 ▲심부전 ▲뇌졸중 ▲심근경색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이상 4개 질환의 종합적·개별적 발생 위험도를 두 그룹 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다파글리플로진 그룹은 엠파글리플로진 그룹에 비해 심부전 발생 위험이 16%,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발생 위험 24% 낮았다.


이 차이는 두 약제가 각각 유도하는 신경호르몬 반응이 서로 다르고, 특히 다파글리플로진의 SGLT-2 친화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게 연구팀 가설이다. SGLT-2 친화도가 높을수록 이 단백질과 잘 결합해 약물 효과가 증대될 수 있다.


"다만 다파글리플로진과 엠파글리플로진의 기전적 차이를 증명하려면 두 약제를 비교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뇌졸중 및 심근경색 발생 위험은 두 그룹에서 차이가 없었다. 


4개 질환의 종합적 위험도는 다파글리플로진 그룹이 엠파글리플로진 그룹보다 약간 낮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었다. 부작용 발생 여부로 평가한 약물 안전성도 동일했다.


즉 심혈관질환 발생에 종합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두 약제가 동일하므로, 연구 결과를 주의해서 해석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김형관 교수는 “그동안의 SGLT-2 억제제 연구에서 비교적 적게 다뤄졌던 동양인이나 심혈관질환 위험이 낮은 경증환자를 대규모로 분석해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희선 교수는 “임상현장에서 매우 흔하게 처방되는 2가지 약제의 예후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은 향후 구체적인 치료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심혈관 당뇨학(Cardiovascular Diabetology, IF: 9.6)’ 최신호에 게재됐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