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환자 모두 어려운 의학용어···'의사들 기득권 버려야'
'일상생활 비적합·비효율성 높아, 접두사를 고유어 or 한자어 통일 개선 필요'
2020.06.19 05:44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일상생활과 적합하지 않고 비효율적인 현재 의학용어를 개선하기 위해 의학용어 접두사를 고유어와 한자어 둘 중 하나만을 통일성있게 사용해야 하고 임상의사들이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상암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의학용어개발및표준화위원회 위원은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 지난 17일 한림원에서 개최한 제54회 의학용어원탁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의학용어 통일을 위해 고유접두사를 한자어와 결합해 사용할 수 있게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지난 의학용어집 6판 작업의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한 개의 의학용어에 한 개의 우리말 용어만 사용하자는 것’이었다”며 “예를 들면 과거에는 ‘pleura’를 두고 가슴막과 흉막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6판에서 가슴막을 권장용어로 선정 후 흉막은 사라져 하나의 단어만 남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추후 발간될 7판의 핵심주제 역시 의학용어 통일을 위해 접두사를 고유접두사와 한자접두사 둘 중 하나만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며 “현재 의학용어는 한자어에는 한자접두사를 고유어에는 고유접두사를 적용해 한 의학용어에 두 개의 용어가 병기된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은 ‘sub-’, ‘supra-’, ‘infra-’, ‘retro-’, ‘unilateral’, ‘bilateral’, ‘left’, ‘right’ 등은 한 용어를 선정해 비교적 일관되게 하나로 사용하고 있으나 그 외 접두사들(‘anterior’, ‘posterior’ 등)은 통일되지 않아 한자어와 고유어에 따라 다르게 쓰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예를 들면 ‘anteriorroot’를 ‘앞뿌리’와 ‘전근’으로, ‘inferior mesenteric artery’를 ‘하장간막동맥’과 아래창자간막동맥’으로 사용된다.
 

이 위원은 “이처럼 고유어에는 고유접두사를 한자어에는 한자접두사를 붙이려고 하는 조합원칙이 접두사를 통일해 사용하는 데 가장 큰 문제다”며 “한자와 고유어의 경계를 허물어 ‘한자는 한자끼리 고유어는 고유어끼리’라는 대전제를 없애야만 의학용어가 하나로 통일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만 ‘anterior root’과 같은 외자 한자어의 경우 ‘앞뿌리, 전근’으로 사용되는데 ‘앞근’과 같이 고유접두사가 붙으면 어색함이 크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예외적인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은 “접두사 관련 내용은 지난 6판에서도 제안됐지만 시기적으로 여건이 형성되지 않아 수용되지 못했는데 7판에서는 특별한 문제없이 수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의대생 불필요한 시간 많이 들고 환자들도 이해하기 힘든 단어 수두룩"

 

정민석 연세대학교 해부학 교수 겸 대한의사협회 용어실무위원회 위원도 토론회에서 "의학용어 통일을 위해 현재 임상 의사들에게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고유어 조합이나 한자어 조합을 고집한 의학용어는 일상생활에서 불편할 뿐 아니라 비효율적이라 고집할 필요가 없다”며 “현재 의학용어는 의대 학생들에게 익숙하지 않아 공부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환자들 또한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가 많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해부학에서는 ‘anterior fontanelle’를 ‘대천문’이 아닌 ‘앞천문’으로 사용하는 등 고유접두사와 한자어의 조합을 사용 중이다”며 “기존 의사들에게는 ‘대천문’이 더욱 익숙하고 편안하기 때문에 임상 의사들은 의학용어 통일을 위해 기득권을 버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지난 6판에서는 위원들이 abc 차례, 즉 순서대로 일을 맡아 진행했는데 7판 작업 시에는 자신의 분야별로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를테면 해부학 용어는 해부학 선생이, 정형외과 용어는 정형외과 선생님이 맡아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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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참 06.19 11:02
    민석아 도대체 이게 기득권이랑 무슨 상관이니
  • 12.31 17:44
    민석이가 니 친구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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