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재사용, 알코올 소독 대안 등 갑론을박
에탄올 함유 소독제·스팀·일광 건조·자외선 소독 등 회자
2020.03.25 05:4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일반 국민들부터 의료기관까지 전방위적으로 마스크 대란은 한풀 꺾였지만 아직도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긴 줄을 서야 하는 상황에서 마스크 소독법이 화제가 되고 있다. 

현재 전문가들이 제시한 마스크 소독법으로는 에탄올 함유 소독제, 스팀 다리미, 찜통을 이용한 수증기 소독 혹은 햇빛에 의한 자연 소독 등이 있지만 각기 다른 주장을 펼치는 상황이다.

먼저 박일영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찜통을 이용한 수증기 소독법의 효과를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고 밝혔다.

박일영 교수는 최근 생물학정보연구센터 브릭에서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찜통에 찌는 방식을 일회용 마스크를 재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고 밝혔다.

실험은 KF94(포집효율 규격 94% 이상) 마스크와 KF80(포집효율 규격 80% 이상) 마스크 두 종류로 구분해 진행했다.

박 교수는 각 마스크를 ▲미처리 마스크 ▲수증기 20분 처리 후 건조 ▲수증기 20분 처리 후 건조를 3회 반복한 그룹으로 구분해 마스크의 분진포집효율 시험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KF94 마스크는 3그룹 모두 분진포집률 99.9%를 기록했다. 찜통을 이용해 수증기에서 20분간 찐 후 건조시킬 경우 3회 까지는 마스크 기능에 문제가 없다고 입증됐다.

KF80 마스크는 수증기 처리 과정에서 효율이 조금씩 줄어들었다. 시험 결과 미처리 마스크는 분진포집률 검사 결과 각각 97.7%와 97.8%를 기록했다.

수증기 20분 처리후 건조한 마스크는 분진포집률 94.6%와 77.3%를 나타냈다. 수증기 20분 처리 후 건조를 3회 반복한 마스크들은 90.6%와 90.1%의 분진포집률을 보였다.

이에 박 교수는 "아마 수증기 처리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수증기 처리 후 뚜껑에 맺힌 응축수가 마스크로 떨어지는데 KF94의 경우 물방울이 흡수가 안되고 그대로 굴러 떨어졌는데 KF80은 수분이 약간 흡수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찜통을 이용한 수증기 살균 소독법 이외의 마스크 소독법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같은 스팀을 사용했을지라도 다리미의 뜨거운 스팀으로 마스크를 살균 소독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다리미를 사용한 뜨거운 스팀도 100도의 수증기로 살균시킬 수 있지만 몇 초간 스팀 노출에 바이러스가 모두 살균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바이러스가 스팀 압력에 비산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강한 햇빛의 직사 자외선 또한 살균 능력은 있지만 안전하지 않다고 보는 입장이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는 햇빛이 강하지 않은 시기이며 베란다 유리창이 자외선을 상당히 차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독용 에탄올을 분무 후 말리는 방법에 대해서는 “70% 소독용 에탄올은 소수성 플라스틱에서 친화력이 좋아 마스크에 잘 젖어 들어가 소독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하면서도 “나머지 30%에 해당하는 물이 알코올 도움으로 정전필터에 젖어 들어가기에 필터가 정전하를 잃어버릴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손소독제에는 에탄올과 물 이외에 글리세린이나 다른 점착성 물질이 섞여 있어 세균의 영양원이 될 수 있다. 이 방법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의료진들은 마스크 부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알코올을 이용한 소독법을 권장했다.

홍기호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신종코로나 대책위원 겸 서울의료원 진단검사의학과 과장은 마스크가 부족한 실정에서 소독제를 뿌려 재사용하는 것은 안 하는 것보단 낫다'는 입장이다.

홍 대책위원은 “스프레이형 소독제를 마스크 겉면에 뿌리면 미생물을 죽이는 효과가 있다”면서 “액상 타입 소독제는 마스크 섬유에 피해가 갈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홍 위원은 “KF94 마스크의 경우 중간 필터가 부직포, 멜트블로운 자재로 만드는데 이 부분이 손상이 된다면 효과가 떨어진다. 섬유를 손상시키는 액상형 소독제는 피하는 등 선택적으로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알려진 바와 달리 코로나 바이러스가 소독에 굉장히 취약한 편”이라고 강조했다.

홍 위원은 “소독제에 대한 미생물의 카테고리를 강에서 약으로 설정했을 때, 코로나 바이러스는 오히려 약한 쪽에 가깝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강한 것이지 다른 바이러스에 비해 허약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소독제를 이용한 마스크 소독법에 반대하는 동시에 햇볕에 장시간 말릴 것을 권장하는 의료진도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겸 前 질병관리본부장은 당장 사용할 새 마스크가 없다면 햇볕 소독, 거즈 덧대기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기석 교수는 “일회용 마스크는 삶을 수 없으니 햇볕에 1시간 이상 말려야 한다. 마스크에 깨끗한 거즈를 대고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본다. 침이 묻으면 세균 배양이 잘 되니까 그걸 막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소독제는 사람 입이나 코에 닿으면 안 되기 때문에 이를 뿌리는 건 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훈재 인하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 또한 다른 마스크 소독법보다는 햇볕에 말리는 법을 권장했다.

이 교수는 “마스크가 없더라도 천 재질보다 일회용을 쓰는 게 낫다. 전자레인지로 가열해 소독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차라리 햇볕에 잠시 말리고 사람 많은 곳에 갈 때만 잠깐 쓰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까지 언급된 알코올, 스팀, 일광 건조를 이용한 소독법보다 자외선 살균 처리가 마스크 소독에 적합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현욱 가톨릭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호흡보호구 융합기술원에 게재한 마스크 재사용 관련 기고문에서 마스크를 자외선으로 살균 처리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김현욱 교수는 “과거 선진국에서 사스, 조류 인플루엔자, 메르스, 에볼라 사태에서 의료진과 국민들의 마스크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며 이 때 실험됐던 마스크 재사용 방법에 관해 설명했다.

김 교수는 자외선 소독법을 추천하면서 “마스크의 형태를 변형시키지 않고, 자외선의 강도에 따라 단시간(5~30분 이내)에 효과적으로 바이러스를 소멸시킬 수 있었다. 가정에서도 쉽게 칫솔, 컵, 휴대폰, 유아용품 살균 장치 등에 대한 자외선 장치를 구매할 수 있는 만큼 적당한 대안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그는 알코올·표백제·스팀·전자레인지·일광 건조 등 다른 마스크 소독법에 대해서는 추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공통된 문제점으로 일정 시간이 지나게 되면서 필터의 정전기가 감소했고, 마스크 효율이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여타 마스크 소독법에 대해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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