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혈압 진단기준 한국 적용→환자 '급증'
분당서울대병원 강시혁 교수팀, 1만5784명 분석결과 발표
2018.10.02 11:3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미국의 고혈압 진단기준을 국내에 적용한 연구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 미국에서 발표된 새로운 고혈압 진단기준은 기존 140/90mmHg 이상에서 130/80mmHg 이상으로 강화한 탓에 전세계 의료진 사이에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너무 많은 사람들이 고혈압 환자로 분류되고, 그에 따른 사회적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게 논란의 핵심이었다.


이 때문에 대한고혈압학회는 지난 5월 국내 고혈압 진료지침을 통해 이전과 마찬가지로 ‘140/90mmHg 이상’을 고혈압으로 정의했고, 유럽 역시 기존 기준을 유지키로 했다.


이러한 가운데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팀은 성인 1만5784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미국 가이드라인을 국내에 적용했을 때 예상되는 결과를 확인했다.


연구결과 고혈압 진단 기준을 130/80mmHg 이상으로 강화하면 한국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기존 30.4%에서 49.2%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혈압으로 조절되는 고혈압 환자 비율도 감소했다. 기존 목표혈압인 140/90mmHg 이하로 조절할 때는 고혈압 조절율이 59.5%였던 반면 130/80mmHg에서는 16.1%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로 고혈압이 중증이거나 심혈관질환 등 합병증이 진행돼 약물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비율은 29.4%에서 35.3%로 소폭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고혈압 유병률은 약 19% 증가하지만 그 중에서 6% 정도의 환자만이 약물치료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나머지 13%는 ‘고혈압으로 분류되지만 약물치료가 아닌, 건강한 생활습관이 권고되는 사람’에 해당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주목할 만한 점은 130/80mmHg 이하로 혈압조절을 한 환자들은 기존 140/90mmHg 이하를 목표로 조절한 환자 그룹보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1%나 줄어든다는 것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심장내과 이지현 교수는 “목표 혈압을 철저하게 관리할 경우 심혈관질환 위험도 낮출 수 있다는 근거를 마련한 게 중요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강시혁 교수는 “고혈압은 심뇌혈관질환 등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는 만큼 일찍부터 혈압에 관심을 갖고 120/80mmHg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취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9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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