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의협회장 살린 ‘탄핵 피로감·회무 지속성’
비대위 구성도 무산 복지부 의정협상 등 집행부 힘 실려···'성과 내야' 요구
2019.12.30 05:5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탄핵안과 함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구성도 모두 ‘부결’됐다. 이를 두고 연례행사가 돼 버린 탄핵안에 대한 회원들의 ‘피로감’과 ‘지속성’을 위해 현 집행부에 힘을 실어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비대위 구성안이 ‘큰 표’ 차이를 보이며 무산된 것은 최 회장이 이끌고 있는 집행부에 ‘숨통’을 트여준 것을 넘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도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29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9년도 의협 임시대의원총회(임총)’에서 최 회장 탄핵안은 물론 비대위 구성안도 대의원들 지지를 받지 못했다. 특히 비대위 구성안은 202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62명의 지지를 받는데 그쳤다.
 
당초 박상준 경상남도의사회 대의원이 대표 발의자로 나서고 81명 대의원이 임총 개최를 요구했으나, 이들의 지지도 제대로 받지 못 한 것이다.
 
여기에는 의협 회장에 대한 잦은 탄핵안에 대한 ‘피로감’과 함께 정부와의 협상을 앞두고 ‘지속성’을 우려한 대의원들의 표심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에 어느 정도 힘을 실어준 것이란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실제로 투표에 참여한 A 대의원은 “어려운 시기에 또 다른 비대위를 만들면 혼란이 올 것 같아 반대한다”며 “의료계에 잡음이 있다고 이야기가 나오는데, 불만이 있으면 실무자와 직접 이야기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B 대의원도 “문재인 케어에 대한 대처와 투쟁다운 투쟁을 못 했다는 것 등이 큰 문제인데, 조국 前 법무부장관 사태 이후 좌우로 나눠 큰 혼란이 있었다”며 “이 시점에 의사들이 문재인 케어를 두고 투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찬성측 C 대의원은 “현 집행부에 대의원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해줬으나,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날을 세웠으나, 투표 결과에 비춰 봤을 때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의협 대의원들의 선택이 최 회장에 운신의 폭을 넓혀준 것은 맞으나, 투표 결과를 ‘재신임’으로까지 해석하는 것은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진행 중인 ‘의정협상’에 임하는 집행부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해석도 있었다.
 
이철호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임총 결과를 최 회장에 대한 재신임 혹은 면죄부로 봐서는 안 된다”며 “현재 의정협상 중에 있으니 뭔가 결과를 가져오도록 대의원들이 ‘유예기간’을 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풀이했다.
 
이어 “앞으로 정기총회도 있으니 힘이 실렸다고 해석하기보다는 불신임안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회원들을 위해 환골탈태 해달라는 것”이라며 “힘이 실렸다기보다는 두고 보겠다는 것으로 겸손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