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쪽 인공와우, 재활기간 짧아 환자부담 감소'
아산 박홍주·정종우 교수팀, 양측 수술 소아환자 70명 청력 호전 분석
2019.09.16 11:5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한쪽 귀에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받았던 난청환자가 반대쪽 귀에 이식을 추가로 받을 경우, 재활기간이 3분의 1로 크게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난청 환자는 보통 한쪽 귀에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받고나서 3년 이상의 긴 청각 재활기간을 가지면서 고통이 컸다. 국내에선 양쪽 귀 모두 난청이 있을 경우 양측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하는 것이 표준치료다.


양쪽 모두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된 2009년 이전에 한쪽 인공와우 수술을 먼저 받았던 난청 환자들이 현재 나머지 한쪽 추가 수술을 고려할 때 재활기간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이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박홍주[사진 左]·정종우[사진 右] 교수팀은 1995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순차적으로 양측 인공와우 수술을 시행한 소아환자 70명의 청력호전 정도를 비교하기 위해 수술 시기에 따른 단어인지능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처음 한쪽 귀 인공와우 수술 후에 단어인지능력이 충분히 발달하는 데에는 수술 후 40~64개월의 긴 재활 기간이 필요했다.


반면 반대쪽 귀에 두 번째 인공와우 수술까지 모두 받은 경우에는 두 번째 귀 재활 기간이 11~17개월로 줄어, 단어인지능력이 훨씬 빠르게 호전됐다.


또 비교적 어린 시기인 3~7세에 두 번째 인공와우 이식까지 모두 받았을 경우에는 두 번째 인공와우 수술 후 3개월 만에 단어인지능력이 80% 이상으로 발전했다.


따라서 첫 번째 수술에 의해 청각능력이 발달한 소아 난청 환자는 두 번째 수술을 통해 즉각적으로 단어인지능력이 형성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아 난청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생후 1~2년 내 한쪽 귀 인공와우 수술을 받지만,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어도 수술 후 청각재활이 관건이었다.


언어치료를 장기간 열심히 해도 단어인지능력의 발달이 늦은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3년이 지나고 나서야 발달하는 경우도 있어 보호자들이 가슴을 졸이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첫 번째 인공와우 이식 수술로 한쪽 귀의 청각자극을 통해 대뇌 청각피질이 정상적으로 형성된 환자는 반대쪽 수술 후 기존의 이미 발달된 청각 관련 대뇌피질을 이용할 수 있어 단기간에 의미 있는 단어인지능력이 발생할 수 있음이 이번 연구로 밝혀졌다.


박홍주 교수는 “난청으로 태어나더라도 어릴 때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받을 경우 꾸준히 청각재활을 하면 일반인과 차이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이른 시기에 할수록 수술 결과가 좋고, 늦어도 13세 이전에는 받아야하기 때문에 수술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박 교수는 “비슷한 원리로, 젊을 때 잘 듣다가 나이가 들어 난청이 악화된 노인 환자도 이미 중추 청각로와 청각피질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인공와우 수술을 할 경우 짧은 시기에 의미 있는 단어인지능력을 가질 수 있어 성인 난청 환자도 적극적으로 인공와우 이식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이과학회 공식 학회지인 ‘이과학-신경이과학’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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