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분쟁조정 40%→시작도 못하고 '종료'
2022년 의료분쟁 조정 각하율 38.9%…사유는 '의사 거부'
2023.12.08 07:49 댓글쓰기



의료사고로 인한 환자와 의료진 갈등이 소송으로 확대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도입한 '의료분쟁 조정 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료기관이 조정을 거부할 경우 절차를 진행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피신청인이 동의하지 않더라도 조정 신청을 개시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최근 발표한 의료분쟁조정·중재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 개시된 조정 391건을 제외하면 일반 개시 조정(1천660건) 사례 중 645건이 각하돼 각하율은 38.9%에 달했다.


조정 신청을 한 환자 10명 중 4명이 의료 사고를 겪고도 의사 등의 반대로 분쟁 조정 절차를 밟지 못한 것이다.


현재 대부분 분쟁 조정 제도는 피해를 신속히 구제해 갈등이 소송으로 확대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조정 신청이 접수되면 자동으로 절차가 개시된다.


언론중재위원회,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환경분쟁조정위원회,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 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 건설분쟁조정위원회 등 각 분야 분쟁 조정위원회는 피신청인 의사를 묻지 않고 조정이 신청되면 자동으로 절차를 개시한다.


의료분쟁조정은 당초 모든 조정에 대해 갈등 당사자 쌍방이 동의할 때 절차를 개시할 수 있다고 했으나, 신해철법 시행으로 의료사고 결과가 중대한 경우에만 강제로 절차를 시작하도록 하는 ‘자동개시절차’를 도입했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에도 의사들이 법적 처벌을 부담하게 돼 필수의료와 적극적인 의료행위를 거부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지난 13일에는 성명서를 내고 ‘산한 사마리안인법’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의협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경기도 부천 한의원에서 봉침 시술을 받은 환자가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오면서 해당 한의사 요청에 따라 선의로 응급처치에 나선 인근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9억원대 민사소송에 휘말린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선의로 행한 의료를 처벌하거나 이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해 사회적 논란이 발생했다.


의협은 한국은 의료사고 발생 시 의사에 대한 형사 기소율과 유죄율이 외국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아 필수의료 기피 현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필수의료 붕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의료 전문가단체 입장과 의견을 충실히 반영해 필수의료를 살리는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선한 사마리아인법이 조속히 국회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까지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가 적극 협력하고 나서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한편, 대검찰청 ‘2022 범죄분석’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검찰에 입건·송치된 의사는 64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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