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차의료 방문진료 시범사업 참여하지 않는 의사들
339명 인식조사…"환자 발굴 어렵고 행정절차 복잡-수가 개선·홍보 활성화 절실"
2023.11.02 05:33 댓글쓰기




사진 대한의사협회


정부가 지난 2019년부터 실시 중인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에 참여 의료기관이 적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이뤄진 한 조사에서 수익 저하와 홍보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드러난 가운데, 수가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0월 17~24일 일차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의사 339명을 대상으로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과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에 대한 인식 및 의견 조사를 실시했다"고 1일 밝혔다.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은 지난 2019년 12월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의료접근성 확대를 위해 지역 내 의사가 직접 방문진료 서비스를 제공을 목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조사 결과, 응답자 중 80.8%는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외래환자 진료시간 감소에 대한 기회비용 발생’ 22.6%, ‘홍보 부족으로 미리 알지 못해서’ 17.9%, ‘방문진료 수가가 너무 낮아서’ 15.3% 등 수익 저하와 홍보 부족이 꼽혔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의사들은 만족도 조사에서 매우 만족 4.6%, 만족 26.2%, 약간 만족 29.2% 등 긍정적 응답이 총 60%로 우세했다.


이들은 ‘환자 지속적인 건강관리’(35.4%)와 ‘환자 요구’(33.8%)에 의해 주로 참여하고 있었으며 ‘병원 수입에 도움’(15.4%)이 된다거나 ‘환자 유지 및 유치를 위해’(12.3%)서라는 응답자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불만족스럽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방문진료가 필요한 환자 발굴의 어려움’(32.3%)이 있고, ‘진료비 신청 등 행정절차가 복잡’(20.0%)하다는 이유가 주를 이뤘다. ‘외래환자 진료시간 감소에 대한 기회비용이 발생’(16.9%)한다거나 ‘병원 수입에 도움이 안 돼서’(13.8%) 등 수익 저하를 제기한 응답자도 다수 있었다.


이에 따라 향후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응답자는 43.4%로 절반에 못 미쳤다. 시범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의사 진료수가 개선’ 31.0%, ‘방문진료 지원인력의 수가 개선’ 26.8%, ‘진료비 신청 등 행정절차 간소화’ 16.8%, ‘방문진료 지원인력 인건비 지원’ 10.6% 순으로 제안됐다.


특히 향후 일차진료 방문진료를 위해 의사 외 동반인력으로 간호조무사를 포함하는 수가 신설에 대해 84.1%의 응답자가 찬성했다. 방문진료 시 환자의 특성, 진료내용, 소요시간에 따라 환자를 개별화한 수가체계 필요하다고 생각한 응답자도 87.6%에 달했다. 


의협은 인식조사 결과를 종합해 일차의료 방문진료 활성화 방안으로 적극적인 홍보, 의사 진료 수가 개선, 방문진료 지원인력 수가 개선, 진료비 신청 등 행정절차 간소화, 지원인력 인건비 지원 등을 제시했다.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1년, 환자선별 체계·초기 정착 비용 필요


의협은 이어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에 대한 정책 의견조사로, 시범사업에 참여한 일차의료기관 6곳을 대상으로 애로사항을 살펴봤다.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은 내원이 어려운 장기요양 수급자를 대상으로 필수인력인 의사 1명, 간호사 1명, 사회복지사 1명 이상이 팀을 이뤄 매월 의사 최소 1회, 간호사 2회 가정을 방문하는서비스다. 시범사업에 28개 의료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그중 일차의료기관은 10곳이었다.


이번 조사결과, 참여 기관들은 애로사항으로 필수인력 기준 운용 시 약 50~70명 이상 최소한의 환자 확보가 필요하고, 등급 판정자 확인 불가 등의 이유로 환자 발굴에 한계가 있으며, 필수인력 기준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크다는 점을 꼽았다.


또 서비스 제공 및 의료기관 운영 시에는 환자 본인부담금이 30%로 높아 방문진료 참여가 저조하고, 홍보부족으로 환자가 방문진료 기관을 찾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환자 발굴을 위한 적합한 인프라가 마련돼 의료기관에서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체계와 낮은 수가 체계 조정, 인건비, 차량유지비 등 초기 정착 비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안됐다. 또 방문진료 청구 건수를 월 최대 100회에서 150회로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은 3년이 지났지만 참여 의료기관 수가 적고,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은 의료기관들이 적극 참여할 제도적 기반이 충분하지 못한 상태”라며 “이번 인식조사를 통해 문제점을 진단하고 고령화 사회에 대비, 의료계가 준비해야 할 사항을 보다 심층적으로 논의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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