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부족 신음 공공병원…'정년 연장' 절실
국립중앙의료원 '결단' 공감대…"의료진 유출 방지, 공공의료 역할 수행 기여"
2023.06.01 12:35 댓글쓰기



공공병원들이 날로 심각해지는 의사 인력난에 신음하고 있다. 특히 급여나 업무환경 등 민간병원 대비 열악한 처우로 젊은의사들이 눈길을 돌리며 공공의료 공백 우려를 키우고 있다. 국가 중앙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은 최근 의사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했다. 극심한 의사인력 유출로 진료 차질 등을 피할 수 없게 되자 내린 특단의 조치였다. 이에 서울특별시병원회(회장 고도일)와 데일리메디는 5월 31일 공공의료 회생을 위한 특별 프로젝트 일환으로 '의사 인력난과 정년 연장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공공병원의 '정년 연장' 확산에 대한 기대감을 표함과 동시에 궁극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편집자주]


공공의료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 간담회에서 작금의 현실을 진단하고 고질적인 공공병원 의사 인력 부족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이번 정책 간담회는 서울시병원회 고도일 회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보건복지부 박향 공공의료정책관, 국립중앙의료원 주영수 원장, 한일병원 조인수 원장, 서울특별시 서북병원 이현석 원장이 참석했다.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  
"코로나 사태로 의료진 대거 유출 참담…정년 연장, 돌파구 기대"


국립중앙의료원은 지난 3월부터 국내 공공의료기관 중 최초로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했다.


지난 3년 간 코로나19를 겪으며 의료진 유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이를 개선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유출된 전문의 숫자가 연간 20명에 달한다"라며 "특히 지난해 핵심 진료과 의사들 이탈을 목도하며 인력 유출 최소화를 고민했다"고 전했다.


그는 "공공병원은 정년과 연금, 급여 등 민간병원 대비 절대적으로 경쟁력이 부족하다”며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고안해 낸 대책이 정년 연장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년 연장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50대부터 제2의 직장을 고민하던 중견 의사들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게 됐고, 인력 유출 방지 효과 또한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조인수 한일병원장

한일병원 조인수 원장은 공공병원 의사 정년 연장을 통한 고용 안정화가 병원 경영에도 긍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사 직역부터 정년을 늘려 다른 직종까지 확대하면 인건비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경영 안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조합과 합의만 된다면 안정감 있는 경영을 위해서라도 정년을 연장하는 방향이 옳다"고 덧붙였다.


국립중앙의료원 또한 의사 직역에 한정해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것과 관련해 노조와 여러 차례 논의 끝에 합의에 성공했다.


주영수 병원장은 "공공기관 정년연장은 고령화 사회에 불가피한 방향이다. 의사 직역에 먼저 도입 후 전체로 확대하는 방향에 합의했다"며 "노조 역시 적극 찬성해 줬다"고 전했다.


이현석 서울특별시 서북병원장   
“독박 당직 등 업무 부담 가중, PA 합법화 등 논의 필요”


이현석 서울특별시 서북병원장은 "지난해 8월 취임 후 임금 인상을 통해 기존 인력 지키기에 겨우 성공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서북병원은 다른 공공병원과 달리 2년마다 모든 의사가 근무조건을 재계약하는 임기제를 운영 중이다. 나이와 무관하게 2년씩 계약하기 때문에 정년이 별도로 없다.


이현석 병원장은 "현재 1951년생 의사가 근무하고 있다"며 "공공병원 의사 정년을 65세로 연장하고 그 이후 임기제를 도입해 2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하는 방안을 고민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병원은 실적 부담이 덜하지만 만성적인 인력난으로 당직과 같은 많은 부분을 혼자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의료계가 전문간호사제나 PA 등을 무조건 반대하지 말고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박향 보건복지부 공공의료정책관
정부 역시 공공병원의 이러한 고충에 깊이 공감하며, 해결 방안을 모색 중이다.


박향 보건복지부 공공의료정책관은 "대학병원은 정년이 65세인 것에 비해 공공병원은 60세이기 때문에 상당히 불리하다"며 "낮은 임금과 함께 정년도 부정적 요인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공병원 의료인력 확보를 위해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공공의료 인력난 해소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대학병원에서 은퇴한 65세 이상 의사 중 활동 가능한 인력을 활용하는 '시니어의사제'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대한의사협회의 정년퇴임 의사들 정보와 국립중앙의료원 지방의료원 의사 수요 조사를 결합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며 "제도 정착을 위한 예산 지원도 검토 대상"이라고 밝혔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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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선 07.28 11:40
    지방에 정년 대학병원 교수가 사서 수준 높은 진료를 전해준다면 지역의료 발전도 가능하니 일석이조네요. 무조건 서울로 올라오지 않는 방법일수도 있겠어요^^
  • 악수 06.04 09:06
    정년연장은 최악의 악수임....    근본은 지급시스템을 단일화하여 비급여를 없애고,  100% (90+10자부담) 또는 100% 민간보험(90보험+10자부담) 형식의 단일화해야 풍선처럼 비급여로 몰리는 의료인력을 바로잡아 공공의료 인력으로 갈수 있음        정년연장인력을 고용하면 점점더 구렁텅이에 빠지고 젊은 의사인력은 더 비급여로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