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 평가 딜레마→'전담전문의·간호사' 돌려막기
심평원 연구용역 의뢰, '인력 상시평가 전환하고 사망률 지표 반영 검토'
2022.02.14 05:5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 지표 가운데 의료 질에 핵심적인 영향을 미치는 전담전문의와 간호사 수 등 인력 부문을 상시 평가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최근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수행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지금까지 적정성평가는 2014년과 2017년,  2019년 등 총 세 차례 이뤄졌는데 전체적인 사망률 향상 등 의료 질이 나아지는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중환자실 사망률 개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의사 및 간호사 인력 기준 평가에 대한 보완이 요구된다.
 
연구팀은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를 3개월만 시행하기 때문에 적정성평가 기간에만 반일 및 전일전담전문의를 배치하는 경우가 있다"며 "전담전문의가 있는 기관 자체도 전체의 5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평가지표 개선을 위해 연구팀이 대한중환자의학회를 비롯한 상급종합병원 전문의와 자문회의를 진행했을 때도 유사한 지적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조사 시기에만 인력을 충원하는 등 변칙적인 방법을 쓰는 경우가 있어 중환자실의 질을 유지하고 평가를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상시 조사가 적당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중환자실의 경우 상시 인력 배치가 중요한데 간호인력과 전담전문의 확보가 어렵다 보니, 평가 기간이 아닌 동안에는 질 향상 활동을 하지 않는 등 취지에 벗어난 운영을 하고 있는 의료기관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적정성 평가를 위한 조사표 작성에도 인력이 소요되는 만큼, 심평원에서 건강보험청구자료 및 인력신고 자료를 기준으로 해서 상시 조사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의견이다.
 
더불어 표준화 사망비 지표를 평가에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연구팀은 “중환자실 의료 질 검증을 위해 가장 많은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은 표준화 사망비”라며 “한국의 중환자실 입원환자 자료를 이용해 보정 모델을 개발하고, 유효성이 검증된다면 시급하게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표준화 사망비는 실제 사망률을 기대사망률로 나눈 것으로 낮을수록 좋다. 만약 평가에 도입한다면 등급화하기보다는 100% 미만인 경우를 우수, 초과를 미흡으로 보는 방식으로 구분하자는 것이 연구팀의 제안이다.
 
또한 환자 수가 적을수록 좋은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입원환자 수나 예측 사망 수가 기준 이하라면 평가하지 않는 방향으로 오류를 줄이도록 한다.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 지표를 ▲연간 병원 전체 전담전문의 1인당 중환자실 병상 수 평균 ▲연간 병원 전체 간호사 1인당 중환자실 병상 수 평균 ▲중환자실 전문장비 및 시설 구비 여부 ▲중환자 진료 프로토콜 구비율 ▲감염관리 활동 참여 여부(지표 신설) ▲중환자실 내 사망 또는 병원 내 사망의 표준화 사망비(지표 신설) 등으로 제안했다.
더불어 연구팀은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 지표 중 인력에 대한 기준을 상향할 때, 추가 인력을 고용하는 데 필요한 만큼 수가를 올려야 한다”며 “기존 수가만 인상시키고 인력 관련 수가 기준을 바꾸지 않으면 인력을 추가 고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가 인상 이외에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에 중환자 전담 전문의 지표 및 간호등급을 적용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중환자의학 전담전문의 및 간호사 숫자가 다른 나라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중환자를 볼 수 있는 인력 역시 부족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국가에서 중환자 인력양성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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