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는 소아청소년과가 올해도 어김없이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정부가 수가 인상 등 당근책을 내놨지만 기피현상은 여전했다.
6일 데일리메디가 2024년도 전반기 전공의 1년차 모집을 진행한 수련병원 60곳을 분석한 결과, 소아청소년과는 총정원 184명에 54명이 지원해 경쟁률 0.29대 1을 기록했다.
지원자를 한 명도 받지 못한 곳은 60곳 중 42곳에 달했고 지방병원은 물론 빅5 병원마저 지원자가 '전무(全無)'했다.
이번 모집에서 소청과 전공의 충원에 성공한 병원은 3곳에 불과했다. 지난해 2곳 대비 1곳 늘어난 게 유일한 위안이었다.
가장 선전한 곳은 서울아산병원으로, 정원 10명에 지원자 12명이 몰리며 초과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성모병원도 4명 모집에 4명이 지원하며 정원을 채웠고,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도 1명 모집에 2명이 지원해 충원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들 병원 외에는 미달의 늪을 피하지 못했다.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고대의료원 소아청소년과 미달
먼저 서울대학교병원은 17명 모집에 15명이 지원해 경쟁률 0.88대 1을 기록했다.
삼성서울병원도 9명 모집에 지원자 7명을 받는데 그쳤고 강북삼성병원도 3명 모집에 2명을 채우는데 만족했다.
이 밖에 을지대학교병원, 건양대학교병원, 동국대학교일산병원, 동아대학교병원 등이 정원 2명을 모집했으나 1명밖에 받지 못했다.
빅5 병원 중에는 세브란스병원이 유일하게 단 한명의 지원자도 받지 못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올해 정원 10명을 모집했으나 지원자는 0명이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지원자가 없어 진료과 운영 차질에 대한 우려감을 키웠다.
전공의 배정 조정으로 정원이 증가한 지방에서도 미달 사태는 여전했다.
전남대학교병원은 정원 6명을 모집했으나 지원자는 한 명도 없었다. 전북대학교병원, 충남대학교병원, 충북대학교병원, 부산대학교병원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정부가 수도권과 비수도권 전공의 정원을 5.5대 4.5로 조정했지만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련병원 관계자들은 "젊은의사들의 소청과 기피현상이 갈수록 극단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백방이 무효한 상황"이라고 푸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