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지정 전략으로 단순히 병상 수 및 전문질환 진료비율 등 양적 기준을 앞세우기보다는 우선 '지역완결의료'를 책임질 능력이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오는 12월 보건복지부의 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및 11월 진료권역 확정 발표를 앞두고, 지정에 도전하는 제주대병원을 포함한 병원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가운데 제기된 문제의식이다.
홍윤철 서울의대 교수(대한예방의학회 이사장)는 2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위성곤·송재호·김한규·신동근·고영인·김영주·서영석 의원이 주최한 '제주도민의 보편적 의료이용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그간 제주도는 진료권역이 서울권으로 포함돼 있어,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위해서는 서울 소재 병원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권역 분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시절 공약으로 제주도 등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곳의 진료권역 추가 지정을 내세우면서 제주대병원 또한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올해 도전에 나섰다.
제주대병원 전문진료질환군 비율 32.9% 등 타 지역 국립대병원들과 비슷
홍윤철 교수에 따르면 이미 제주대병원은 전문진료질환군 비율이 지난해 32.9%를 기록해 타 지역 국립대병원 수준에 도달했고, 기존의 619병상을 800병상 이상으로 확충하며 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홍 교수는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대한 열망은 알지만, 그동안 지정되지 않은 이유를 깊게 생각해보며 근본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상급종합병원 정체성을 '고난도 중증질환을 일정 이상 보면서 전체 의료체계를 지키는 보루로서 지역의료를 책임지는 기관'으로 규정했다.
이에 책임의료기관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게 근본이지, 단지 병상을 800병상 이상으로 늘리고 고난도 중증질환을 많이 보는 게 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홍 교수는 "병상 확충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는 역부족"이라며 "동네의원 의료 질까지 담보할 수 있는 원활한 진료 교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이끌고 만들어가는 병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제주도 1, 2, 3차 의료를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취지로 복지부를 설득하는 게 필요해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우정 제주대병원 진료부원장은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통해 단순히 진료 개선 뿐 아니라 효율적 의료체계 구축을 통해 지역 책임의료기관 역할을 충실히 수행토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