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영업맨 강제동원 의혹으로 다수 제약사들이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의협 비대위가 ‘강제동원’ 주장 게시글 작성자에 대해 고소장을 제출해 향후 조사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5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의사들이 제약사 영업사원에게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 참석을 강요했다’고 주장한 게시글 작성자에 대해 고소장을 제출했다.
의협 비대위는 “의사 총궐기대회 관련으로 블라인드 게시판에 제약사 영업사원에게 강제로 참석을 요구했다는 글을 작성한 성명불상자를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 70조 2항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고 전했다.
고소 이유 대해선 “某제약사 소속인 것으로 확인되는 닉네임으로 종속 관계로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의 자발적인 결사의 자유 의사를 폄훼했다”며 “의사들과 제약사 영업사원의 관계를 강압적 요구가 이루어지는 관계로 인식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집회를 주최한 의협과 집회를 동의하는 국민들에 대한 명예훼손이다. 정부도 지시 및 요구 사례를 조사하겠다고 공표했으나 작성자 주장과 달리 접수 신고 건수는 0건, 비대위도 산하단체 및 집회 참석자들에게 확인한 바 관련한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의협은 작성자인 A씨가 존재하지 않는 일을 허위로 작성해 고의적으로 ‘의사들’이라는 단어를 써서 회원들에 대한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비대위는 “매우 심각한 범죄 행위에 의한 피해”라며 “형사 고소을 통해 피고소인의 범죄에 대해 처벌하고, 대한의사협회와 회원들 명예를 회복코자 한다”고 고소장 제출 배경을 설명했다.
의사 개인 심부름 등 개인 카톡 내용 또 올라와 논란
이런 가운데 최근 제약사 영업직원을 지칭한 사람이 의사 개인 심부름 정황 등을 또 다시 게재해 의사들에 대한 비판여론이 식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 5일 익명 커뮤니티 시인사이드 의학 갤러리에서 자신을 제약회사 직원으로 소개한 A씨는 '제약회사 영업맨인데 일상을 알려줄게'란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닉네임 ‘oo’를 사용한 A씨는 자신과 관계가 있는 의사의 카카오톡 대화방 내용을 올리면서 의사가 지속적으로 자신에게 잡무를 요청한 정황을 공유했다.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따르면 의사는 “노트북 hdd를 ssd로 교체해달라, A4 크기로 액자 2개 제작해달라, 한글을 깔아달라” 등을 A씨에게 요청했다. A씨는 군소리 없이 요구를 수락했다.
A씨는 “이 원장님은 진짜 착한 편”이라며 “다른 원장들의 더한 메시지도 있는데 개인정보도 있어서 못 풀겠고, 점점 더러운 거 시키는데 언제까지 참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또 당일 일정을 공유하면서 “오전 8시 원장 집에 가서 아이 어린이집까지 모셔주기, 오전 10시 30분 의원 화장실 막힌 거 뚫으러 가기, 오후 12시 30분 원장 점심 초밥 배달 등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해당 일정 중 “오후 7시 병원 식구들 저녁 식사 결제해 주러 가기” 등의 정황도 있었다.
판매 촉진을 위한 금품 및 식사·향응 등 제공은 의료법상 불법 리베이트에 포함된다. 제약사들은 이를 감추기 위해 직원 개인카드를 활용, 직원 회식 등 다른 내역으로 회계 처리도 한다.
경찰은 사실관계 파악 이후 불법 행위가 확인되면 수사 후 엄정 조치할 계획이다. 강제동원 의혹과 관련해 대응에 나선 만큼 A씨 등도 수사 대상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익명 게시자들에 대한 조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블라인드를 비롯 디시인사이드 등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의 경우 현재까지도 재직 중인 직원인지 조차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