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관리급여 적용’…醫-政 대립 지속
7월 1일 시행…“실손보험사만 배불리기 정책” vs “사회적 논의 거친 결과”
2026.07.11 04:50 댓글쓰기



실손보험을 활용, 과잉 진료를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온 도수치료 가격이 7월 1일부터 1회당 4만3850원으로 일괄 고정된다. 1년간 받을 수 있는 도수 치료 횟수도 최대 15회(수술 환자는 최대 24회)로 제한된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도수치료 관리급여 수가 및 급여기준안’을 마련했다.


이를 두고 의료계는 “도수치료 혼합진료 제한 및 관리 통제는 실손보험사 배 불리기를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는 “국민 의료비를 줄이기 위해 이미 수년 전부터 공청회와 협의체 논의를 거쳐 사회적 의견 수렴을 가져왔다”고 반박하는 상황이다.


도수치료 ‘4만3850원’…복지부 “3년 주기 재평가” 


도수치료는 그간 실손보험을 통해 진료비가 지불되는 ‘비급여’ 항목의 대명사였다. 진료비 규모 및 의료기관별 가격 편차가 크고, 치료 효과성은 일부 있지만 선택적·보조적 성격이 큰 치료였다.


1회당 평균 11만3180원(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의 적지 않은 비용에도 과잉 진료가 빈번하게 벌어졌다. 이로 인해 전체 진료비가 크게 늘어난다는 지적도 받았다. 지난해 3월 조사 당시 도수치료의 연간 진료비는 1조4556억원으로 전체 비급여 항목 중 규모가 가장 컸다.


이에 따라 오남용 우려가 있어 관리급여 대상 항목으로 선정한 바 있으며 적정가격 등 마련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앞서 정부는 비급여 관리 강화를 위한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을 통해 과잉 우려가 있는 비급여 항목에 대해 가격 및 진료기준 설정하는 ‘관리급여’ 제도를 발표했다. 


관리급여는 건강보험체계 안으로 편입하되 높은 본인부담률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의료 이용량을 조절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환자가 치료비의 95%를 부담토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과잉의료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낭비를 막고 절감된 재원을 필수의료에 투자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이후 비급여관리정책협의체 회의를 열어 적정 관리 필요에 대해 공감대가 높은 도수치료,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방사선온열치료 등 3개 항목을 관리급여로 선정했다.


첫 대상이 도수치료가 됐다. 도수치료 가격이 4만3850원으로 정해진 만큼 환자는 95%인 4만1658원을 내면 된다. 이 비용도 기존 실손 보험을 통해 대부분(80~100%) 받을 수 있다. 곧 출시 예정인 5세대 실손 보험은 도수치료를 보장하지 않는다.


급여기준의 경우 임상적 유효성이 인정되는 적정 횟수 등을 설정해 의료계 수용성을 높이고 환자의 진료권을 보장하기 위해 인력 등 기준을 마련했다.


주 2회 이내 시행하며, 연간 총 15회 초과 산정은 불가하다. 다만 수술 또는 골절 등으로 인한 관절 구축, 강직의 뚜렷한 소견이 있는 경우는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15회를 포함, 연간 총 24회 실시가 인정된다.


아울러 ▲동시산정 불가 ▲효과평가 등 진료내역 기록 명시 ▲기본물리치료 및 단순재활치료 우선 시행 방안도 포함됐다.


복지부는 “도수치료 평가주기는 3년으로 하되, 향후 평가주기에 따라 재평가 시 급여 유형 및 전환 원칙 등 세부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도수치료와 함께 관리급여 지정 대상에 오른 ‘체외충격파’에 대해선 의료계가 자율시정을 통해 관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한 ‘치료 가이드라인’이 대한의사협회로부터 제시됐다.


관련 학회 논의를 거쳐 마련된 ‘근골격계 체외충격파 치료 가이드라인’은 적절한 적응증, 치료 방법, 시행 횟수 및 금기증을 규정, 치료 표준화 및 남용을 방지토록 했다.


시행 횟수는 부위당 최대 6회, 연 최대 12회로 초과되면 실손의료보험 적용을 제외토록 했다.


적응증은 ▲어깨관절(석회성 건염/회전근개 건변증) ▲팔꿈치 관절(외측상과염/내측상과염) ▲고관절(대전자 통증 증후군) ▲슬관절(슬개건염) ▲발목관절(아킬레스건염) ▲족부(족저근막염) ▲척추부(경추·요추부 근막통증증후군) 등 7가지 부위로 한정됐다.


가이드라인에 포함되지 않은 적응증은 실손보험 적용이 제한될 수 있음을 명확히 고지해야 한다. 의사협회에서 의료기관에 가이드라인 안내 및 홈페이지를 공지할 예정이다.


의료계 “국민 선택권·의사 진료권 침해”


지역·직역 의료단체들은 이번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도수치료 관리급여 수가 및 급여기준’ 의결을 두고 보건복지부 차관 사퇴는 물론 정책 재검토 및 철회를 주장했다. 


특히 대한의사협회는 투쟁 수위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6월 28일 관리급여 관련 학술 토론회가 예정됐다. 이후 의협 범의료계 국민건강보호대책특별위원회 차원 시위도 준비됐다. 


김성근 대변인은 “관리급여 제도가 필요한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비급여 진료 전반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내용을 알려 서비스 직접 당사자인 환자 여론을 환기시키고 시위를 통해 협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시의사회는 “정부가 의료계 우려와 반대를 외면한 채 도수치료 관리급여 정책을 강행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정책 추진 책임자인 보건복지부 차관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다.


정형외과의사회도 “정부는 실손보험사 배 불리기를 위한 ‘도수치료 혼합진료 제한 및 관리 통제’를 즉각 철회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강력 투쟁하겠다”고 경고했다.


심장혈관흉부외과의사회는 “도수치료 관리급여 정책 추진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해당 정책이 국민 의료 선택권과 의사 진료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마취통증의학과의사회 역시 “국민들의 안전한 치료권과 의사의 정당한 진료권을 침해하는 시도에 대해 끝까지 항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의료계가 이번 도수치료 관리급여 전환 정책에 격분하는 이유는 정부가 비급여 진료 영역에 직접 개입해 가격과 의료행위를 통제하는 중대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공공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하는 정부가 보험사 이익을 위해 비급여를 제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성남시의사회는 “정부가 특정 비급여 항목 가격과 진료기준을 직접 통제하는 선례를 만든 만큼 향후 다른 비급여 영역으로 규제가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마취통증의학과의사회는 “실손보험사들 손해율을 낮춰주기 위해 환자가 꼭 필요한 치료를 제한하는 땜질식 통제”라며 “오남용 사례가 있으면 이를 정밀하게 모니터링해서 바로잡으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 제도 자체를 고사시키는 것은 주객전도다. 국민은 매달 비싼 보험료를 내며 가입한 실손보험 혜택을 관리 급여 연동을 통해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도 대국민 기만행위”라고 지적했다.


정형외과의사회도 “정부 비급여 관리 정책은 겉으론 국민 의료비 부담 완화를 내세우고 있으나, 막대한 영업이익을 내면서도 앓는 소리를 하는 보험사 이득을 위한 제도 개혁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공공 이익을 수호해야 할 책임을 망각한 채 거대 민간 자본인 보험사의 적자 구조를 해결해 주기 위해 의료인과 환자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피력했다.


손해율 개선을 기대해 왔던 보험업계에서는 도수치료 관리급여 전환만으로 효과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도수치료 보험금 지급 부담이 줄어드는 방향성은 분명하지만, 체외충격파 등 다른 비급여 항목으로 청구가 이동할 경우 실제 예실차 개선 폭은 예상보다 작아질 수 있어서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도수치료 이용이 줄어드는 대신 체외충격파나 비급여 주사 등 다른 항목으로 청구가 이동할 가능성도 있어 실제 손익 개선 효과는 향후 비급여 청구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政 “충분한 사회적 합의 거쳐 결정, 시행 후 보완”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지적을 일축했다. 이미 수년 전부터 공청회와 협의체 논의를 거쳐 사회적 의견수렴을 진행해 왔다는 설명이다.


손영래 의료혁신추진단장은 비급여 진료의 급격한 증가가 국민 의료비 부담을 높이고 실손보험 재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손 단장은 “도수치료는 의학적 필요성이 있는 치료이지만 과잉 이용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면서 “과거 정부 시절부터 비급여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계속 진행돼 왔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제시된 관리급여 기준은 주 2회, 총 15회 정도까지는 치료 목적의 범주로 볼 수 있다는 전문가 판단을 반영한 것”이라며 “이를 넘어서는 영역은 치료 목적보다는 건강관리나 웰니스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손 단장은 “제도가 이제 시행되는 단계인 만큼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면밀히 관찰할 것”이라며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관리급여 방식이 실제로 비급여 관리에 효과적인지 여부도 평가해 추가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정경실 보건의료정책실장도 가격과 횟수 설정이 충분한 검토 과정을 거쳐 이뤄졌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 실장은 “도수치료 등 과잉·남용 우려가 있는 비급여 항목을 관리급여로 전환하겠다는 방향 자체는 2~3년전 의료개혁 과제 수립 과정에서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이나 횟수를 공청회로 결정할 사안은 아니며 실제 현장의 비급여 가격 수준, 자동차보험에서 인정되는 도수치료 수가, 유사 재활치료 급여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고 입장을 전했다.


횟수 역시 실제 국민들이 이용하는 수준과 이용 분포 등을 분석해 기준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의료계, 환자·소비자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한 비급여 협의체에서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쳐 최종안을 도출했다.


정 실장은 “사회적 의견수렴은 공청회뿐 아니라 협의체 논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현재 기준 역시 이 같은 논의 결과를 반영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여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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