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조제 사후통보, 환자안전 담보 도박”
내과의사회 “의사 처방권 형해화 및 책임 전가, 즉각 중단” 촉구
2026.02.05 19:24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이달부터 본격 시행된 ‘대체조제 사후 통보제도’를 두고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내과 의사들은 이를 ‘환자 안전을 무시한 졸속 입법’으로 규정하고 제도 시행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내과의사회는 4일 성명서를 통해 “2026년 2월부터 강행된 대체조제 사후 통보제도는 환자 안전과 진료의 기본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제도”라며 “입법 단계부터 단 한 번도 동의한 바 없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의사회는 이번 제도가 의료 현장의 전문적인 경고를 묵살하고 약사 직역의 편의성만을 우선시한 결과물이라며 날을 세웠다. 정부와 국회의 일방적인 강행 처리가 결국 환자의 건강권과 의사의 고유 권한인 처방권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는 지적이다. 


“동일 성분이라도 임상 효과 달라...치료 실패 우려”


의사회는 의학적 관점에서 대체조제의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경고했다. 동일 성분의 의약품이라 하더라도 제형, 생체이용률, 흡수 및 방출 속도 등에 따라 임상적 효과와 부작용 발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의사회는 “이러한 차이는 만성질환자, 소아, 고령자, 다약제 복용 환자에게 치료 실패나 질병 악화라는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이 여러 연구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약사가 환자의 임상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대체조제를 시행한 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시스템을 통해 사후에 지연 통보하는 방식은 “환자 안전을 담보로 한 위험한 도박”이라고 성토했다. 


“처방권 형해화 및 책임 소재 불분명”


법적 책임 소재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의사회는 이번 제도가 의사의 처방권을 사실상 ‘형해화’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의사 동의 없는 처방 변경으로 발생하는 임상적 문제와 법적 책임이 결국 의사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꼬집었다. 


의사회 측은 “이는 명백한 책임 전가이며, 역할 분담과 상호 존중이라는 의약분업의 기본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대한내과의사회는 해당 제도를 ‘진료 체계를 붕괴시키는 제도’로 규정하고 정부에 ▲제도 전면 재검토 및 시행 중단 ▲의사 사전 동의 절차를 무시한 현행 구조 시정 ▲소아·고령자·만성질환자 등에 대한 대체조제 원칙적 제한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제도 강행으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정부의 책임 소재 규명과 의료계가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 구성을 통한 원점 재논의를 촉구했다. 


의사회는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제도가 지속될 경우 의료계는 보다 강력한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엄중히 경고하며, 정부의 책임 있는 결단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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